我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이 기록을 지배한다 "Record governs memory."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영화 Memento의 줄거리를 토대로 만든 캐논 카메라 CF에서 나왔던 말이다. 나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Memory governs record." 기억이 기록을 지배한다. 기록은 내 밖에 있고 기억은 내 안에 있다. 기록은 인위적이고 기억은 자연스럽다. 기록은 딱딱한 사실을 전달하고 기억은 어설픈 흔적을 전해준다. 정확하고 확실한 것이 최고라면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워진 흔적들을 더듬으며 기억의 조각을 맞춰 나가는 것은 기록 그 이상이다. 그것이 조작적이어도 좋다. 어렴풋한 기억을 모두 모으면 기록의 모습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맞추지 못한 부분은 .. 더보기 가마로 재문이가 휴가 온 첫 날은 할머니 제사라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학원 수업을 끝내고 닭강정을 샀습니다. 학원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마로 강정이 있습니다. 학원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로 미리 주문을 했습니다. 2번 마을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1분 정도 걸으면 가마로 강정이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얼마 전에 바뀌었는데 서비스가 그만입니다. 오늘은 두 마리 시켰다고 사은품 돗자리도 하나 챙겨주었습니다. 시현이와 재환이는 가마로 닭강정을 몇 번 먹어 봤지만 재문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사온 닭강정을 온 식구가 모여 먹었습니다. 재문이도 입맛에 맞는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많이는 못 먹었습니다. 군대 가면 양이 줄어드나 봅니다. 시현이와 재환이도 재문이가 함께 해서인지 더 맛있게 먹는 모양이었습니다. 닭강정.. 더보기 그지 같은 인생사 철쭉인 것도 같고 붓꽃인 것도 같은 녀석이 정원을 호령하고 있다. 꼭 말썽은 이런 정체불명의 녀석들이 피운다.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도통 줏대가 없다. 나중에 그 죗값을 어떡케 갚으려고 그러는지. 나 하나 간수할 능력이 없는 것들이 자리만 꿰차고 있으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자기 못난 것은 자기가 잘 알 텐데 말이다. 과욕은 항상 화를 부른다. 추한 모습은 자신만 못 보나 보다. 불쌍한 것들. 부모님들이 선하다. 나 같았으면 그냥 안 보냈을 거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산다는 것이 힘에 버겁다. 착한 사람들에게 왜 이리 어려움만 닥치는지. 그게 인생사면 사는 게 참 그지 같다. 그들에게 좋은 날은 언제나 오려는지. 더보기 나와 비 사이 오늘은 비가 옵니다. 비한테 다가서려 한 발 내밀면 비는 꼭 한 발 뒤로 물러섭니다. 빗줄기가 정겨워 다시 한 발 내밀면 비는 또다시 뒤로 한 발 물러섭니다. 언제나 비와 나는 딱 한 발 차이가 납니다. 이 간극을 좁히려 많은 애를 쓰지만 메워지지가 않습니다. 방법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방법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딱 한 발의 간극이 있습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생각보다 너무 어렵습니다. 가끔은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불가능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 방법이 있는 것은 같습니다. 힘들겠지만 나의 욕심을 버리는 것입니다. 나를 비워 가다 보면 그 간극은 메워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욕심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줍니다. 욕심을 버리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더보기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오늘 2교시에 수능특강으로 고3 중간고사 준비를 해 주다가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라는 시를 만났습니다. 시를 분석하다가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잊는 것이 순간이면 사람들이 모든 번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선운사에서"를 찾아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오민애씨의 시 낭송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시집은 50만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나도 이 시집을 교보문고에서 사서 읽었는데 그리 특별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읽다가 중간에 내팽개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시인이 이 시인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 더보기 대구 갔다 진천으로 대학 동창 현석이 어머님 조문을 다녀왔다. 장례식장이 대구라서 KTX를 타고 다녀오려 했다. 혹시 내려가는 차편이 있을까 해서 성준이에게 연락하니 내려가는 차편이 있었다. 학원 수업 때문에 차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웠지만 다소 무리를 해서 일행과 함께 대구로 내려갔다. 수원에서 나를 포함해 4인이 모여 출발한 것이 오후 4시 반 경이다. 수원에서 3시간 정도 걸려서 대구 영남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장례식장에 들어가 조문을 하려는데 저 쪽에 재성이와 창렬이의 모습이 보였다. 조문을 마치고 먼저 온 재성이와 창렬이가 있는 쪽으로 가서 합류했다. 두 사람 다 대학 졸업 후 처음 보았다. 반가운 모습들이었다. 살아가는 얘기와 대학 시절에 살았던 얘기를 나누며 두 시간 남짓 장례식장에 머물렀다. 반가움을.. 더보기 대학 동창 어머님의 별세 소식 어제 수업을 하다가 핸드폰을 확인하니 대학 동창 현석이로부터 문자가 하나 와 있었다. "수업중이지. . 지금 대구 내려가는 기차 안인데 오늘 낮에 어머님 운명하셨다. 장례식장은 대구영대병원 301호" 현석이 어머님이 많이 편찮으시다는 얘기는 지난번 동창 모임에서 들어 알았지만 마음이 많이 아팠다. 지난번에는 고비를 잘 넘기셨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셨나 보다. 수업 진행을 재문 엄마에게 맡겼다. 서둘러 근조기 배송을 업체에 요청했다. 가능한 한 빨리 근조기를 설치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너무 늦어서 오늘은 안 되고 내일 오전 9시쯤에 설치가 된다고 했다. 카페에 부고 공지를 올리고 동문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부고를 알렸다. 동문들에게 부고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현석이와 통화해서 장례식장과 발인 날짜를 확인.. 더보기 뽑을 건 뽑아 버리자 며칠 전에 아파트 정원을 관리하는 두 분이 화초를 가지치기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참 열심히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싹뚝 싹뚝 싹뚝. 또 한 분은 옆에서 윗분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요 며칠 동안 나도 한동안 내팽개친 베란다 화초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분갈이하고 삽목도 하고 비료도 주고 지지대도 세우고 뽑아 버릴 건 뽑아 버리고. 일이 의외로 많아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예전엔 웃자라서 화초 모양이 틀어져도, 벌레가 먹어서 다 죽어가도, 물 줄 시기를 놓쳐 다 말라 비틀어져도 화초를 살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번에 베란다 화초를 정리하며 뽑아 버릴 것은 다 뽑아 버렸습니다. 20%는 화초가 줄어 든 것 같습니다. 미련을 못 버리고 잘 크겠거니 하고 갖는 쓸데없는 기대.. 더보기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노란 리본의 의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에서 전쟁터에 가 있는 병사, 인질 또는 포로로 잡혀간 사람의 조속한 무사 귀환을 바라는 뜻으로 노란 리본을 나무에 매달은 것에서 유래했다. “무사히 다시 돌아오라”는 노란리본의 의미처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실종자들도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우리들의 작은 소망이 울림이 되어 큰 기적이 일어나기를 숨죽여 바래본다. 더보기 철면피들은 가라 쳘면피[鐵面皮] 鐵 : 쇠 철 面 : 얼굴 면 皮 : 가죽 피 《북몽쇄언》의 기록에 의하면, 옛날 중국에 왕광원(王光遠)이라는 진사가 있었다. 그는 출세욕이 대단하여, 권력가와 교분을 맺기 위해서는 심지어 채찍질로 문전박대를 당하면서도 이를 개의치 않고 웃어 넘길 정도였다. 이런 그를 두고 당시 사람들은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의 철갑처럼 두껍다(光遠顔厚如十重鐵甲)’라고 말했다. 한편,《송사(宋史)》〈조변전〉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조변은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관리의 부정을 감찰하는 벼슬)가 되자 권력자건 천자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건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그 부정을 적발하므로, 사람들은 그를 철면어사(鐵面御史)라 불렀다.’ 철면피라는 말에는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뻔뻔스런 사람이라는 뜻 외에 강직.. 더보기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