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아파트 정원을 관리하는 두 분이 화초를 가지치기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참 열심히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싹뚝 싹뚝 싹뚝. 또 한 분은 옆에서 윗분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요 며칠 동안 나도 한동안 내팽개친 베란다 화초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분갈이하고 삽목도 하고 비료도 주고 지지대도 세우고 뽑아 버릴 건 뽑아 버리고. 일이 의외로 많아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예전엔 웃자라서 화초 모양이 틀어져도, 벌레가 먹어서 다 죽어가도, 물 줄 시기를 놓쳐 다 말라 비틀어져도 화초를 살리려고 애를 썼습니다. 이번에 베란다 화초를 정리하며 뽑아 버릴 것은 다 뽑아 버렸습니다. 20%는 화초가 줄어 든 것 같습니다. 미련을 못 버리고 잘 크겠거니 하고 갖는 쓸데없는 기대는 싹 걷어치우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살면서 버릴 건 과감히 버려야 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가치 칠 건 매정하리 만큼 가지를 쳐가며 살 겁니다. 오늘도 마음속에 체기가 있는 것처럼 답답합니다. 구명조기 끈으로 서로를 묶은 남녀 고교생 시신 발견이란 기사를 읽었을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정말 미안하다, 얘들아.
이제 최소한의 양심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떠나라고 권고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죄악임을 모른다면 이번 기회에 똑바로 가르쳐 줘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가지치기를 해 버려야 합니다. 자신의 직분을 걸고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세상은 언제나 오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잡놈들이 판치는 세상입니다.
'我 > 생각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와 비 사이 (1) | 2014.04.28 |
---|---|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0) | 2014.04.27 |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0) | 2014.04.23 |
철면피들은 가라 (0) | 2014.04.21 |
얘들아, 미안하다 (0) | 2014.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