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교시에 수능특강으로 고3 중간고사 준비를 해 주다가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라는 시를 만났습니다. 시를 분석하다가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잊는 것이 순간이면 사람들이 모든 번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선운사에서"를 찾아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오민애씨의 시 낭송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시집은 50만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나도 이 시집을 교보문고에서 사서 읽었는데 그리 특별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읽다가 중간에 내팽개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시인이 이 시인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시인을 검색하니 50대에 열애를 시작했나 봅니다. 창작 장르가 시에서 소설로 바뀌었습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가 나왔을 때 시집이 품고 있던 새로운 형식과 상투적이지 않은 신선한 언어들은 1994년의 더위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때는 시를 이해하기에는 아직 젊은 나이였던가 봅니다. 사람이 익어야 시가 보이나 봅니다.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시들이 더 많은 것을 보면 내가 더 익어야 함을 알게 됩니다. 세상을 더 잘 이해하도록 잘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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