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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취미는 취미일 뿐 올 2월 달에 청주로 분양 보낸 알풀 성어 수컷 5마리들 중 한 마리이다. 프리모아쿠아 개체 후대이다. 체형과 발색이 참 마음에 들었던 녀석이다.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양을 보내면 항상 걱정이다. 분양 예약은 꽤 빨리 되었는데 날씨가 추워 못 보내다가 구정 연휴가 끝나고 날씨가 따뜻해져서 바로 우체국 택배로 보냈다. 분양 받는 분이 받고서 무척 흡족해 하셨다. 그러고 보면 구피, 새우, 안시를 키우며 분양을 꽤 했다. 처음에는 내 욕심껏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나는 분양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참 전부터 한 세트에 3만원을 넘지 않게 제한을 두어 분양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새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카페에서 분양 위주 활동으로 정지를 먹었다. 올해 들어 분양글을 .. 더보기
정중동 靜中動 할 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사고와 외고가 사회통합에 반하고 불평등한 제도로 판명 났다면 이를 해소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적과 능력에 따른 우열 구분과 신분적 분리를 추구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말했다. 폐지 방식을 두고는 "다만, 목표와 현실의 간극을 슬기롭게 메워가면서 조화롭고 신중하게 추진하는 것이 좋다"며 점진적, 단계적 폐지를 제안했다. 사회통합, 불평등, 우열 구분, 신분적 분리. 말이 거창하다. 교육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몫이 이렇게 컸었나? 자사고·외고 지정 취소한다고 뭐가 그리 바뀔는지 모르겠다. 제도를 탓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 운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정권 하나 바뀌었는데.. 더보기
적을 두지 마라 어제 새벽 1시가 가까이 되어서 챗이 하나 날라 왔습니다. "업자신가요? 사업자등록증은 있으세요?" 구피와 새우 분양글을 보고 보낸 것 같았습니다. 이 사람이 왜 그런 걸 물어 보지? 아파트에서 취미로 물고기를 키우며 분양을 하는 건데 사업자 등록증이 필요한가? 사업자등록증과 관련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소득세법 제19조 사업소득 20. 제1호부터 제19호까지의 규정에 따른 소득과 유사한 소득으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자기의 계산과 책임 하에 계속적ㆍ반복적으로 행하는 활동을 통하여 얻는 소득 부가가치세법 기본 통칙12-28-6 【새ㆍ열대어 등의 면세】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어 식용으로 제공되지 아니하는 관상용의 새ㆍ열대어ㆍ금붕어 및 갯지렁이에 대하여는 면세한다. (2011. 2. 1. 개정) 개체수가.. 더보기
이한열 텅 빈 거리에 쓰러져 있는 아들의 사진을 보며 이한열 열사의 어머님이 "다 이렇게 도망갔는데"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30년 전 오늘 1987년 6월 9일에 연세대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한열 열사는 교문 앞에서 시위 중 머리에 전경이 쏜 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전경들이 난사한 최루탄으로 교문 앞은 자욱한 연기로 뒤덮였다. 학생들이 흩어지자 전경들은 계속 직격 최루탄을 쐈고 한 학생이 쓰러져 있는 이한열 열사를 발견하고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이한열 열사의 머리에서는 피가 흘렀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며 분노를 참지 못한 시민들이 일어섰다. 6월 항쟁의 시작이었다.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 냈지만,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한열 열사는 27일 만인 7월 5일 새벽 .. 더보기
현충일 태극기 오늘은 62회 현충일입니다. 태극기를 느지막이 달았습니다. 깃면의 너비만큼 내려 달았습니다.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 태극기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10시 정각에 사이렌이 울렸을 텐데 그 소리는 못 들었습니다. 하는 수 없죠. 사이렌이 울렸다 생각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을 했습니다. 묵념을 하며 값진 희생들이 헛되지 않게 정신 나간 인간들이 빨리 없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잡스런 욕심 싹 걷히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세상 오기는 오려나요? 더보기
천설야중거 천설야중거(穿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금조아행적(今朝我行跡) ​​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어지러이 발걸음을 내딛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리니 어제 오후에 일기예보를 보고 오늘 눈이 많이 올 거라는 걸 알았다. 잠에서 깨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서울은 올해 첫 대설주의보가 내렸다. 학원 오는데 주위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 있다. 법리를 애써 따른다는 한 판사의 반역사적 판결에 하늘도 노여웠었나 보다. 그의 원칙을 따르는 법리는 어디로 갔을까? 사법부는 개혁의 대상임이 자명하다. 눈이 세상의 모든 것을 덮었다. 상처마저 덮어주었으면 좋겠다. 눈아, 너무 노여워 가슴 아파하지 마라. 눈 온 길 걸으면서 이양연의 '천설야중.. 더보기
일본 지도자들의 무식, 무도, 몰염치 일본 지도자들의 무식(無識), 무도(無道), 몰염치(沒廉恥)가 점입가경이다. 독도에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경기도 의회가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본 외무상은 "독도(다케시마)는 원래 국제법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일본 고유영토다"라고 말했다. 일본 외무상은 지난해 1월에도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같은 날 일본 관방장관 역시 경기도 의회의 행동에 대해 "용납할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반면 일본의 영화감독인 소다 카즈히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10억 엔을 받고 미국으로부터 원폭에 대한 피해를 더 이상 언급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나는 한국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국정부가 2015년 12월 일본정부와 피해자를 배제한 굴욕적인 한.. 더보기
세월호 추모곡 "내 영혼 바람되어" 어제 9일로 세월호 참사 1000일째가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이 아직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9명은 우리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외침이 여전히 공허하게 우리 주위를 맴돌 뿐입니다. 청와대는 그간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공식 보고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세월호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명쾌하게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은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 중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탄핵심판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떠나보낸.. 더보기
열 길 물속 이냐시오 성당을 다니는데 간만에 미사를 용산 성당에서 봤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집에 오는데 길가에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이게 뭐지? 많이 본 꽃인데. 집 사람이 코스모스라고 했습니다. 코스모스? 가을도 아닌데 웬 코스모스지? 긴가민가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코스모스가 맞았습니다. 빨간색 코스모스에 끌려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코스모스가 왜 여름에 피어 있지? 궁금해서 집에 와 인터넷 검색을 했습니다. 코스모스가 6월부터 10월까지 핀다고 하네요. 코스모스가 6월부터 피는지 몰랐습니다. 잠깐 윤동주 시인의 '코스모스'라는 시에 곡을 붙인 차여울밴드의 노래를 들어 볼까요? "코스모스의 높이는 약 1.5m에서 2m이다. 줄기는 곧게 서며 털 없이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2회 깃꼴겹잎이며.. 더보기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 이 사진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촬영했다. 이 사진에서 지구의 크기는 0.12화소에 불과하며, 작은 점으로 보인다. 촬영 당시 보이저 1호는 태양 공전면에서 32도 위를 지나가고 있었으며, 지구와의 거리는 61억 킬로미터였다. 태양이 시야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좁은 앵글로 촬영했다.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것으로 우연한 효과에 불과하다. 다음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보이저 1호가 찍은 창백한 푸른 점을 보고 한 말이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