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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일상의 미학

여름이 오나 봅니다 오늘은 베란다 화초를 정리하다 학원으로 늦게 출발했습니다. 서둘러 가다 보니 초여름 더위가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계절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시간은 없지만 잠시 서서 꽃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귀찮아 여러 번 지나치다가 오늘에서야 모습을 찍었습니다. 꽃들도 더위에 약간 힘을 잃은 듯 기운이 없어 보입니다. 하늘도 흐릿합니다. 먼발치에서는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멍하니 들려옵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놀이터를 지나 초등학교를 비껴가니 학원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나왔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니 몇 사람이 보였습니다. 점심때가 지나고 나른한 오후라 그런지 스쳐가는 사람들의 지나는 모습이 느릿했습니다. 터덜거림이 심했습니다. 괜히 집에서 늦게 출발했습니다. 내일은 좀 더 일찍.. 더보기
염수정 추기경 어제는 미사에 가기가 정말 싫었다. 박근혜 씨가 명동성당에 나타나 미사를 보며 교회를 더럽혔다는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 명동성당에 정황을 확인하려고 전화를 하니 명동성당 사무장이 받았다. 어떻게 박근혜 씨가 명동 성당에 와서 미사를 볼 수 있었냐고 하니 "염수정 추기경님이 서울대교구 교구장이고 주교좌 성당에서 미사 집전하는데 뭐가 잘못인가요?"라고 말했다. 도둑이 제 발이 저린 격이다. 사무장에 대한 내 대답은 이러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계셨다면 박근혜 씨가 미사를 볼 수 있었을까요?" 심기가 많이 불편했는지 이 말을 듣자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사무장이 자기 말만 하고 끊었다. 예의가 없다. 모든 조직에서 자리는 상응하는 권력을 갖는다. 교회 조직이라고 예외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온전하지 않으.. 더보기
자전거와 치킨 연휴 마지막 날에 학원 수업이 있었다. 다음날 시험 보는 학원생들이 있었다. 수업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 NAS 작업을 하는데 피곤이 몰려 왔다. 자전거를 타러 가기로 했었는데 야단이었다. 애들보고 먼저 여의도 공원에 가서 타고 있으라고 했다. 일전에 구입한 자전거를 한 대씩 타고 출발을 했다. 애들이 출발하고 나서 한 시간쯤 되었을 게다. 언제 오냐고 전화가 왔다. 재문 엄마가 먹을 것 준비를 끝내고 출발했다. 나는 집에서 쉬고 있으라고 했다. 애들한테 한 소리 들을 텐데. 그래도 좀 집에서 쉬는 게 낫겠다 싶었다. 두 시간 정도 있다가 올 거라고 했다. 재문 엄마가 나간 후에 NAS 작업을 하면서 좀 쉬었다. 재문 엄마가 출발한지 한 시간 반 정도 되었을까? 재문이가 먼저 집으로 들어왔다. 나머지 식구.. 더보기
가마로 재문이가 휴가 온 첫 날은 할머니 제사라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오늘은 학원 수업을 끝내고 닭강정을 샀습니다. 학원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마로 강정이 있습니다. 학원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로 미리 주문을 했습니다. 2번 마을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1분 정도 걸으면 가마로 강정이었습니다. 가게 주인이 얼마 전에 바뀌었는데 서비스가 그만입니다. 오늘은 두 마리 시켰다고 사은품 돗자리도 하나 챙겨주었습니다. 시현이와 재환이는 가마로 닭강정을 몇 번 먹어 봤지만 재문이는 처음이었습니다. 사온 닭강정을 온 식구가 모여 먹었습니다. 재문이도 입맛에 맞는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많이는 못 먹었습니다. 군대 가면 양이 줄어드나 봅니다. 시현이와 재환이도 재문이가 함께 해서인지 더 맛있게 먹는 모양이었습니다. 닭강정.. 더보기
내 사랑은 후회하는 사랑이다 나의 목련 - 이만섭 나는 목련을 지고 난 후에 본다 / 후회하는 사랑이 그렇듯이 담장 위에 기다랗게 목울대 올려 피어난 / 그 환하고 고결한 자태를 / 왜 제때 바라보지 못했을까 담장 아래를 수없이 지나다니면서도 / 고갤 들지 못하고 / 속절없는 생각만 하다가 사월도 가고 목련도 지고 / 내 사랑은 후회하는 사랑이다 더보기
용산터미날전자상가 [용산역 뒤편 전자상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이에 있는 용산관광버스터미널 부지는 용산청과물시장이 1983년 가락동으로 이전한 자리다. 1987년 용도가 상업 지역 및 자동차 정류장(도시계획시설)으로 결정되면서 1990년부터 관광터미널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수요 감소와 적자 운영 등으로 1997년에 한시적으로 용도가 변경돼 판매 시설(터미널전자상가)이 들어섰다.] 용산 아이파크몰에 있는 컴퓨터 소모품 가게에 갔다. 케이블 오거나이저를 사야 했다. 몇 군데 소모품 가게에 가 봤는데 찾는 것이 없었다. 전자상가쪽에서 찾아보려고 아이파크몰 3층을 통해 용산터미널전자상가로 왔다. 그런데 터미널전자상가가 파장 분위기였다. 웬일이지?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뉴스 기사가 떴다. 호텔을 지으려고 모든 매장이 철수를 했단다... 더보기
두껍아 두껍아 아파트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가 있을 모양이다. 아파트 단지에 엘리베이터 교체 공사 현수막이 몇 개 걸렸다. 우리 라인은 문제가 없었다. 왜 돈 들여서 교체하려는 거야? 다른 라인에서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 나 엘리베이터를 교체한단다. 일전에 엘리베이터 교체 여부에 대한 아파트 주민 찬반 조사가 있었다. 교체 결정이 나자 엘리베이터를 어떤 모양으로 할 것인지 아파트 주민의 의견을 물었었다. 재문 엄마가 좋아하는 모던한 모양으로 선택했다. 우리 라인의 교체 기간은 5월 27일에서 6월 10일까지다. 15일간. 교체 한다니 우선 드는 생각이 엘리베이터 없이 오르고 내릴 일이다. 1, 2층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래도 한 여름에 공사 안 하는 것이 다행이다. 교체 기간 동안 따로 운동 안 해도 되겠다. 웬만.. 더보기
다리 하나 건너면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의 고향을 일본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내 고향은 한라산이에요. 지금도 한라산 중턱에 가면 수백 살 먹은 우리 할아버지 나무가 살고 있어요. … 그런데도 사람들은 우리 조상이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된 줄은 모르고 반대로 일본에서 우리가 건너온 줄로 알고 있어요.” 벚꽃의 독백이다. 벚나무는 종류가 많다. 벚나무,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등등. 도시에 많이 심는 화려한 벚나무는 왕벚나무이다. 여의도 봄꽃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벚나무도 대부분 왕벚나무이다.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일본에 없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있다. 왕벚나무 자생지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학원 수업이 6시에 끝났다. 피곤해서 그냥 집에 갈까 하다 벽에 붙인 액자 안에 넣을 사진을 찾았.. 더보기
봄 청소가 필요할 때 학원 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가 지하철역에서 봄 청소 하시는 아주머니들을 보았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세 분이서 호흡을 맞춰 가며 열심히 지하철역 천장을 닦고 계셨습니다. 천장 관련 일을 해 본 사람들은 아주머니들이 얼마나 힘들지를 압니다. 몇 년 전에 학원을 리모델링하며 경비를 줄이겠다고 천장 페인트칠을 직접 했는데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고개가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일하시는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지하철을 깨끗한 환경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아주머니들, 힘드시면 감독하는 분 눈치 보며 살짝 살짝 쉬었다 하십시오. 그분도 이해할 겁니다. 더보기
밤하늘에 뿌려진 팝콘 벚꽃 미사를 보고 서강대학교 교문 쪽으로 내려오는데 재문 엄마가 벚꽃이 피었다고 했습니다. 위를 쳐다보니 벚꽃이 팝콘처럼 활짝 피었습니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벚꽃 모습이 이채로웠습니다. 벚꽃의 개화가 많이 빨랐습니다. 작년 이맘때에는 벚꽃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올해는 이상 고온이라서 빨리 피었나 봅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벚꽃은 25일 제주 서귀포와 부산에서 피기 시작해 26일 여수, 27일 대구ㆍ통영, 28일 서울ㆍ대전ㆍ광주, 29일 청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개화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평년보다 13일, 지난해보다 18일 이른 것입니다. 평년 벚꽃 개화는 24일 서귀포를 시작으로 서서히 북상해 서울까지 도달하는 데 17일 가량 걸립니다. 그러나 올해는 전국에 걸쳐 나타난 이상 고온으로 서귀포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