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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 중에 전화 한 통 어제 저녁 11시 반이 넘어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고등학교 동창 김기준.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아파 오는 녀석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 항상 힘들어 하는 녀석. 모임이 있어 서울에 왔다가 여의도 환승센터에서 안산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내가 생각나서 전화를 했단다. 전화로 들려오는 말소리에서 술 한 잔 살짝 걸쳤음을 알 수 있었다. 워낙 달변인 녀석. 고등학교 동창 아버님 문상 얘기, 엊그제 촛불 시위에 왔었다는 얘기, 내년 초까지만 회사 다닐 거란 얘기, 페이스북에서의 활약상 등등 많은 얘기가 30여분 동안 있었다. 그리고 애들 얘기가 있었다. 첫째 아들은 제대하고 복학해서 대학교 2학년이라고 했다. 둘째 아들은 내년 5월에 제대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에 대한 충고가 이어졌다. 애들이 하고 싶은 대로 .. 더보기
눈은 무슨 색깔일까? 올 들어 처음으로 서울에 눈 같은 눈이 왔을 때 찍은 눈의 모습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차의 뒷유리에 쌓인 눈을 찍었다. 솜사탕을 얇게 펼쳐 놓은 것 같다. 차이라면 눈이 얼음 덩어리라서 더 힘이 있어 보인다는 것뿐이다. 눈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눈에서 파란색 기운이 난다. 차의 뒷유리가 파래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파란색을 좋아해서 내 마음의 모습대로 눈이 파랗게 찍혔나? 혹시 내린 눈에 어느 누가 파란색 물감을 뿌려 놓았나? 그렇지 않다. 그것은 색온도 때문이다. 색온도(Color temperature)는 광원의 파장의 길이를 절대온도를 이용해 숫자로 표시한 것으로 단위는 캘빈(K)을 쓴다. 캘빈값이라고도 부른.. 더보기
다른 사람 생각 쫓아가기 오목교역점 ZOOCOFFEE. 한국 토종 브랜드 커피숍 이름이다. 커피숍 안에 실물 크기의 동물 인형들이 있다고 한다. 창에 붙어 있는 사인보드가 눈에 뜨여 안에 있는 주인장의 눈치를 살피면서 찍었다. 구도가 잘 안 잡혀서 여러 번 시도해서 간신히 이 사진을 얻었다. 집사람이 사진을 보더니 실물 간판 모습보다 더 잘 나왔다고 한다. 립서비스. ZOOCOFFEE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무슨 뜻인지 몹시 궁금했다. ZOOCOFFEE. 동물원 커피라. 커피원두가 동물원의 동물들과 관련이 있나? 동물원 같은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얘기인가? 동물들 옷을 입은 사람들이 커피를 써빙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 주님이 주신 커피 감사히 마시겠다며 이렇게 지었나? 의미가 헷갈린다. ZO.. 더보기
은하수 밝힌 화단을 바라보며 학원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가려고 마을버스를 기다리는데 날씨가 꽤 쌀쌀했다. 마을버스 어플을 확인하고 차 시간에 딱 맞춰 나왔으면 마을버스 기다리며 10분 가까이 떨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초록마을에 바짝 붙어서 바람을 피하고 있으니 마을버스가 거북이처럼 다가왔다. 서둘러 마을버스에 오르며 광속으로 티머니를 찍었다. 그냥 뒤쪽으로 가기가 뭐해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무 말도 돌아오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서 아저씨의 입도 얼어붙었나 보다. 학원에서 아파트까지 차로 7~8분 거리다. 타는 사람들이 점점 느는가 싶더니 마을버스가 금세 아파트 입구로 진입했다. 며칠 전부터 은하수가 밝은 화단을 사진에 담으려고 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 히터로 더운 버스에서 내리니 추운 밤공기가 상쾌했다. 사진기.. 더보기
구세군 자선 냄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어제 목동을 가려고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5호선 마포역에서 구세군 자선 냄비를 보았습니다. 서울 지역은 지난 12월 2일부터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구세군 자선 냄비를 본 기억이 없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 작은 정성을 보탰습니다. 모금 하시는 분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여쭤보니 흔쾌히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종을 흔들며 포즈를 멋지게 취해 주셨습니다. 계속 수고하시고 날씨 추운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올해 구세군 자선 냄비 총 목표 금액이 55억 원이라고 하는데 훨씬 더 많이 모금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나가다가 구세군 자선 냄비 보이거든 지나치지 마시고 사랑을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 번 해 보세요. 마음속에서 따뜻함이 올라 올 겁니다. 구세군.. 더보기
새로 뽑은 우리 동네 마을버스 학원 수업 끝나고 집에 가려고 마를 버스를 탔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보니 우리와 가장 친한 기사분이셨다. 저희 부부한테 차에 뭐 바뀐 것 없냐고 물어 보셔서 차 안을 둘러보았다. 집사람은 아저씨 말씀에 금방 눈치를 채고 벌써 한 마디 했다. "차가 깨끗해졌네요. 차 수리하셨어요?" 운전기사 아저씨가 신나하며 얘기를 해 주셨다. "이 차 오늘 뽑은 새 차에요." 제가 만난 기사 분 중 가장 친절한 분이시다. 오늘은 새 차를 뽑아 운전해서인지 기분이 최고셨다. 새 거는 모두에게 좋은 것인가 보다. 새 차란 얘기를 들어서인지 새 차 냄새가 났다. 가장 친한 아저씨가 새 차를 받아 운전하니 기분이 좋았다. 아저씨가 마음씨가 좋아 복 받으셨다. 마을버스 운전기사가 많은데 새 차 받아서 운전하.. 더보기
학원 복도에서 재문 엄마 한 카트 어제 저녁에 학원 복도에서 학원 로고를 배경삼아 사진 한 장 찍었다. 재문 엄마가 무표정한 얼굴이다. 재문 엄마는 항상 웃는 모습이라 이런 무표정한 얼굴의 사진은 드물다. 재문 엄마 사진 희귀본을 건졌다. 더보기
원장 선생님, 사탕 드세요 영재반의 초등학교 1학년 민관이가 수학 문제를 풀다 말고 강의실 밖으로 나왔다. 수업 시간에 공부 안하고 나왔다고 혼내키려는데 사탕을 쑥 내민다. 선생님 거란다. 받아보니 복분자 사탕이다. 얼릉 얼굴 표정을 바꾸고 고맙다고 했다. 받은 것이 달랑 사탕 하나지만 자기 먹을 것 안 먹고 주니 사탕 한 가마니 받은 것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 부원장 선생님에게 민관이가 사탕을 주었다고 자랑하지 선생님도 받았단다. 민관이는 우리 학원에 와서 수학을 공부한지 한 달도 안 되었다. 형을 따라 우리 학원에 왔다. 초등학교 1학년이라서 힘들 법도 한데 수학 문제 푸는 데 열심이다.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 탈 수 있게 잘 가르쳐야 겠다. 공부도 잘하고 다른 사람들도 배려할 줄 아니 아주 기특하다. 민관아, 더욱 더 열심히 .. 더보기
삶은 그늘이 없는 여정입니다 스미싱 문자 때문에 핸드폰을 초기화했습니다. 핸드폰 사고 나서 처음 초기화 했습니다. 핸드폰 산 후 있는 어플 없는 어플 모두 깔았었습니다. 핸드폰 속도 엄청 느려졌었지요. 핸드폰 초기화하고 나서 어플에 대한 원칙을 하나 세웠습니다. 꼭 필요한 어플만을 깔자. 위의 사진의 어플들은 다운받은 어플 중에서 꼭 필요한 어플들을 폴더로 묶은 것입니다. 애석해 하면서 정리에 정리를 하니 꼭 필요한 어플들이 열 두 개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골라 놓고서 보니 이 정도면 핸드폰을 스마트하게 쓰는 데는 불편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것이 필요할 것 같지만 꼭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것은 갖추어야 하겠지만 내가 어떠한 삶을 살지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더보기
문에게 묻습니다 햇살 비출 때 생경한 색깔에 무척이나 좋아하던 창호문이다. 어린 시절 외갓집 창호문의 기억. 문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차단하기도 하고 세상과 나를 이어주기도 한다. 마음의 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 등지게 할 수도 있고 그들을 보듬게 할 수도 있다. 겨울바람이 거세 문풍지를 붙이고 밖에 못나갔다고 말해도 좋다. 하지만 바람이 전하는 얘기가 창호지 곁을 스쳐 눈에 와 닿거든 다정히 손짓해 주는 건 어떨까? 문 밖에서 누군가 온기가 그리워 그대를 부르거든 부드러운 미소로 맞이해 줘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다른 이에게 먼저 다가서면 그건 더욱 더 좋다. 내 마음속의 문에게 물어 본다. "문아, 너는 어떤 문이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