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교역점 ZOOCOFFEE. 한국 토종 브랜드 커피숍 이름이다. 커피숍 안에 실물 크기의 동물 인형들이 있다고 한다. 창에 붙어 있는 사인보드가 눈에 뜨여 안에 있는 주인장의 눈치를 살피면서 찍었다. 구도가 잘 안 잡혀서 여러 번 시도해서 간신히 이 사진을 얻었다. 집사람이 사진을 보더니 실물 간판 모습보다 더 잘 나왔다고 한다. 립서비스. ZOOCOFFEE라는 이름을 처음 보았을 때 무슨 뜻인지 몹시 궁금했다.
ZOOCOFFEE. 동물원 커피라. 커피원두가 동물원의 동물들과 관련이 있나? 동물원 같은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얘기인가? 동물들 옷을 입은 사람들이 커피를 써빙하고 있다는 얘기인가? 교회 다니는 사람이 주님이 주신 커피 감사히 마시겠다며 이렇게 지었나? 의미가 헷갈린다. ZOOCOFFEE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동물원 분위기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어 커피숍 이름을 이렇게 지었단다.
네이밍 작업은 이름과 의미를 매칭시키는 작업이다. 직관과 논리로 이루어진다. 네이밍한 결과물을 보며 왜 그렇게 지었는지 상상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다. 하지만 네이밍한 사람의 의도를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나만의 생각에 빠져 있지 말고 상대방의 의도를 살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내 상상 속에서 새로운 이름과 의미가 생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서로에게 나만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독단이다.
"사람인 人.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게 삶이다. 내 생각만 붙들지 말고 남의 생각도 살피며 살아가야 한다."
'我 > 생각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년 이 맘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0) | 2013.12.29 |
---|---|
눈은 무슨 색깔일까? (0) | 2013.12.14 |
삶은 그늘이 없는 여정입니다 (0) | 2013.12.04 |
문에게 묻습니다 (0) | 2013.12.02 |
지란(芝蘭)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0) | 201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