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동기가 성준이에게도 연락을 했다. 동기와 성준이와 나 3인은 그리하여 12월 31일 12시에 마포역 4번 출구에서 만났다. 준호도 함께 하려 했지만 선약이 있어 오지 못했다. 점심시간이어서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궁리하는데 성준이가 중국집에 가자고 했다.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겠거니 했는데 성준이와 동기의 생각은 달랐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이라 마음이 시려웠는지 앉더니 양장피와 빽알을 시켰다. 웬 낮술? 성준이가 집에 갈 때쯤에는 다 깰 테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동기도 술은 마다하지 않는 타입. 두 사람이서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급하게 오갔다. 난 동기가 주는 술을 받아만 놓았다.
양장피가 소스가 시원치 않아서인지 톡 쏘는 새콤한 맛 속에서 달착지근한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동기와 성준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성준이는 양장피를 간장에 찍어 먹어야 겠다고 까지 말했다. 그래도 주당 두 사람이 만났으니 그 많던 빽알이 금세 사라졌다. 좀 부족했던지 동기는 내가 받아 놓은 빽알까지 갔다 마셨다. 애들 얘기, 일 얘기, 동문 얘기로 시간은 뚜벅 뚜벅 지나갔다. 송년회를 못해 아쉽다는데 모두 동의했다. 음력으로는 아직 12월이니 1월에 송년회를 하자는데 3인이 동의했다. 토, 일요일 보다는 평일에 하고 마포에서 하기로 합의했다. 아, 집사람이 동문회 모임으로 수업 빼먹으면 밥 안 준다고 했는데 큰일 났다.
후식으로 짜장면을 맛있게 먹고 커피 한 잔 하러 커피점에 갔다. 아메리카노를 뜨거운 것 두 잔, 차가운 것 한 잔 시켰다. 동기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오자마자 슈가시럽을 잔뜩 넣어서 먹었다. 커피를 마시며 성준이의 루왁 커피 통관 얘기를 들었다. 동기는 프랜차이즈에 대해 얘기를 한 보따리 풀어 놓았다. 커피 한 잔 원가가 몇 백 원 밖에 안 된다는 동기의 말에 놀랐다. 진짜인가? 커피점 사장님의 당황해 했던 표정. 나도 예전에 애견 센터하며 체인점에 가맹했던 얘기를 해 주었다. 성준이의 핸드폰이 노트1이냐 아니냐로 말이 오가며 우리의 만남은 끝나갔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동문을 만나서 허허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동문들 모두 계획을 잘 세워서 올해는 목표한 것 모두 성취하기를 소망한다. 한 해가 다 가고 후회하지 않게 세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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