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50분에 전화가 왔습니다. 서부지원에 근무하는 대학 동창 영진이었습니다. 작년 8월 대학동창 아들 돌잔치 때 본 게 마지막이었으니 한참만이었습니다. 12시까지 그쪽으로 갈 수 있으니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북창동 순두부집에서 12시 10분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가는데 학원 상담 전화가 왔습니다. 고2 학생인데 게임에 빠져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수강료와 수업 시간을 말씀드리고 학생과 함께 오시라고 했습니다. 서둘러 전화 상담을 마치고 영진이에게 12시 20분까지 가겠다고 전화했습니다. 초스피드로 약속장소로 달려갔습니다. 헐레벌떡 들어가니 식당에 영진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 갔지? 전화 하니 식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번개 속도로 뛰어 들어와서 식당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지 못했나 봅니다. 식당 밖으로 나가니 영진이가 길 건너편에 있었습니다.
다시 북창동 순두부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방으로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영진이가 섞어순두부를 두 개 주문했습니다. 순두부를 시키자마자 바로 나왔습니다. 순부두에 계란을 풀었습니다. 식사를 하며 영진이의 근황을 물었습니다. 수사과에서 공판 부서로 옮겨 좀 편해졌다고 했습니다. 위증 관련 업무가 주 업무라고 했습니다. 이사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판교로 이사를 했다고 했습니다.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출퇴근 시간 합쳐서 세 시간 가까이 된다고 했습니다. 피곤해서 죽겠다고 했습니다. 모임에서 토요일에 약속을 잡으면 나오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토요일은 주중의 피로를 풀며 지낸다고 했습니다. 일요일에는 다음 날 출근해야 하니 부담이 된다고 했습니다. 영진이가 1시 반까지는 다시 직장에 들어가 봐야 해서 서둘러 식사 하고 옆에 있는 카페베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영진이가 사주는 아메리카노를 맛있게 마셨습니다. 영진이에게 운동 하냐고 물어보니 헬스클럽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헬스클럽은 직장 근처의 아현동 헬스클럽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토요일에도 새벽 5시에 집에서 나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영진이도 한 때는 등산 매니아였다고 합니다. 한라산을 세 번이나 올라갔다고 합니다. 2~3년 동안 등산에 빠졌었는데 우리나라 산을 안가본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상훈이와 준호가 산을 좋아하니 등산을 함께 해 보라고 권했습니다. 동문들의 이름이 나오자 동문들의 근황을 궁금해 했습니다. 왕창이 소식을 특히 궁금해 했습니다. 아직도 관리소장을 하냐고 물어봐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들어가 봐야 할 시간이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빈 컵을 갔다 놓으려는데 컵이 없어졌습니다. 벌써 영진이가 갔다 놨습니다. 엄청 몸이 잽쌉니다. 역시 대한민국의 수사관입니다.
"영진아, 나이 들었으니 건강 항상 챙기고. 다음에는 내가 연락하마. 연락만 받으니 미안하네. 잘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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