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접어들고 이제 여름이 서서히 작별을 고하나 봅니다. 저녁때면 더위가 한껏 빠진 바람이 불어옵니다. 시끄럽던 매미 소리도 이제 힘을 잃어 갑니다. 장마도 장마답지 않았고 여름도 여름답지 않게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엔 더 많이 비가 왔고 더 더웠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모든 것이 자연의 섭리대로 그렇게 있으면 좋으련만 요즈음은 그것을 기대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출렁거림에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세상 살면서 순리대로 살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한마디로 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배짱이 늘은 건 아니겠고 뭘 몰라서 그렇게 하고 다닐 겁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인데 불쌍하기 짝이 없습니다. 無知의知를 마음에 새겨 두길 권합니다. 내가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존재임을 알 때 겸손은 시작됩니다. 한없이 겸손하십시오. 남을 생각하십시오. 나의 고집을 버리십시오. 그때 생각의 눈이 뜨일 것입니다.
요즘 재문 엄마가 내가 변했다고 합니다. 욱하는 성미가 많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내 생각에도 사뭇 달라진 모습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아는 知天命의 나이에 철은 들어야 겠다 싶어 많이 절제하고 있습니다. 내가 바뀌니 나도 편하고 주변 사람들도 편합니다. 욕심을 담지 않은 무채색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야 겠습니다. 오늘 그런 삶이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무채색 같은 삶이 되게 하소서.
대학교 때 많이 들었던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입니다. 노래방에 가면 가끔 부르는 노래입니다. 지난번 재문이 면박 갔을 때도 노래방에서 멋지게 불렀습니다. 물론 애들은 아빠의 노래 실력을 별로 인정을 안 해 주지만 말입니다. 내 노래 실력을 재문 엄마만 인정해 줍니다. "노래 듣고서 여자들이 많이 쫓아 다녔겠는데요." 립 서비스인 것을 알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좋은 노래 들으며 더위를 식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