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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만남과 인연

2014년 대학동창 송년회 모임


파이팅 대디 Fighting Daddy 싸우는 아빠들의 리더 심재웅 동문이 스포츠서울TV에서 멤버들과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올해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송년회에 참석하라는 메일이 연이어 도착하고 있다. 시간이 빨리 갔다. 살아온 시간보다 살아갈 시간이 덜 남았음을 몸이 먼저 느끼나 보다. 그래서인지 살아온 기억들이 자꾸 머리를 스친다. 어제는 강남에서 영어영문83 송년 모임이 있었다. 나의 기억 저편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대학 동창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하루 종일 많이 들떠 있었다. 얼마 전에 팔을 심하게 다쳐 한약방에 들락거리는 신세가 되어 짜증스러웠는데 송년회에 간다는 생각에 간만에 기분이 가벼워졌다. 계획으로는 학원에서 늦어도 8시에는 출발할 생각이었지만 학원 사정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서둘러서 9시가 약간 넘어서 출발했다. 마음은 지하철보다 더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했건만 기다리는 지하철은 내내 늦게 도착했다. 성준이가 마포에서 많이 모였으니 강남에서 한 번 모여보자는 말에 흔쾌히 동의한 게 순간 후회되었다. 그냥 마포에서 모일 껄. 재문 엄마에게 갔다 오겠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학원을 튕겨져 나왔다.


학원에서 출발한지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헐레벌떡 강남역에 도착했다. 영등포구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얼마나 재촉을 했던지 모른다. 도착하니 강남역이 생각보다 붐비지 않았다. 강남역 2번 출구를 막 빠져나오려는데 희준이한테 전화가 왔다. 송년회 모임 장소인 맛깔손에서 나와 노래방으로 이동한 모양이었다. 난 저녁도 못 먹었는데 어떡하나? 강남역 2번 출구에서 잠시 기다렸다. 희준이가 바로 왔다. 희준이를 졸졸 따라 5분 정도 가니 동창들이 모여 있었다. 노래 솜씨를 한창 뽐내고 있었다. 간만에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반가웠다. 한참 만에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창섭이, 현기를 졸업하고 처음 보았다. 예전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었다. 대학시절 함께 했던 모습들이 순간 다가왔다. 세월이 흘렀어도 그들과의 추억은 내 기억 속에 여전했다. 작년 이맘때 보고 처음 보는 친구들의 모습도 반가웠다. 형석이도 광주에서 올라와 있었다. 작년 10월에 보았으니 1년만이었다. 좀 더 일찍 송년회 모임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웠다.


갑작스럽게 심재웅이와 연락이 되어 몇몇을 빼고 대부분이 재웅이를 만났다. 재웅이를 만났을 때 많은 세파를 느낄 수 있었다. 들어 보니 고생을 많이 했다. 곱상한 얼굴이 투박스런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얼굴 속에 환하게 웃던 귀여운 모습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한 시간 넘게 재웅이와 있었다. 시계를 보니 한 시 반이었다. 이제 천천히 귀가해야 했다. 파하는데 현석이가 창섭이와 술 한 잔 더 하자고 눈치를 주었다. 모른 채하고 희준이의 차에 올라탔다. 노래방에서 맥주 다섯 잔을 마셨는데 이 녀석들이 내 속을 불편하게 했다. 저녁을 먹지 않고 맥주를 마셨으니 속이 불편한 것은 당연했다. 소주를 마시러 가자는 현석이의 말에 손사래를 칠 수밖에 없었다. 현석이와 기말고사 끝나고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귀가했다. 희준이 차를 타고 오는데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줘서 술기운이 확 올랐다. 찬 공기를 쐬려고 집에 도착해 급히 내려서 희준이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 전했다. "희준아, 항상 신세만 진다. 수고했다. 잘 들어갔지?"


차가운 새벽 밤공기 속에서 아파트 계단을 올라서며 생각했다. "그래, 네 녀석들이 있어 난 참으로 행복하다. 오래도록 그 모습 그대로 잘 버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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