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들 좀 지났네ㅋㅋ 마포지부 맨들 오늘 점심이나 할까 시간들 되는지 ㅎㅎ 오늘 12시 마포역 4번 출구...동기, 준호, 재열, 성준 4명 모임입니다^^"
83학번 영어영문학과 동문회 회장이자 마포지부 지부장인 성준이로부터 문자가 왔다. 문자에 대한 답변이 없자 바로 전화가 왔다. 간만에 모여서 점심을 하자고 했다. 만나는 시간과 장소는 항상처럼 12시 마포역 4번 출구였다. 잠깐의 꾸물거림이 약속 시간에 늦게 한다. 서두른다고 했는데 딴전 피다가 3분 정도 늦었다. 성준이와 준호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도 나는 3등이다. 동메달. 음식점으로 가서 동기에게 그쪽으로 오라 하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동기가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지라 좀 기다리자고 했다. 3분도 채 되지 않아 동기 선수 입장이었다. 점심 메뉴는 성준이의 제안에 따라 감자탕으로 정해졌다. 성준이와 준호는 마포에서 오래 산 나도 잘 모르는 맛집을 많이 알았다. 신기했다. 애들 데리고 좀 더 먹으러 다녀야 할까 보다. 자주 지나갔지만 감자탕집이 거기에 있는 줄 몰랐다. 얘,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니?
방에 들어가 앉았다. 성준이가 털 푸덕 앉는 모습을 보고 준호가 한 마디 했다. "털 푸덕 앉지 마. 늙은 티 나니까." 성준이가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감자탕을 주문하고 얼마 있지 않으니 손님들로 북적였다. 옆자리에 놓은 가방을 앞으로 옮겼다. 그에 맞춰 아줌마가 감자탕을 들고 왔다. 아줌마가 가운데로 들어간다고 싸인을 주었다. 다른 사람이 뜨거운 것 옮길 때는 가만있는 게 최고다. 가만있으니 아줌마가 감자탕을 먹기 좋은 자리에 내려놓았다. 오래간만에 먹는 감자탕이었다. 먹을 때 조심스러워서 그렇지 맛으로는 이만한 것이 또 없다. 우거지를 먼저 먹고 뼈에 붙은 살을 발라 먹었다. 젓가락으로 떼어 먹다 본격적으로 두 손으로 잡고 먹었다. 역시 감자탕 뼈다귀는 두 손으로 잡고 뜯어야 제 맛이다. 감자탕의 뼈다귀를 다 발라 먹고 국물을 떠먹어 보니 많이 짰다. 감자탕 국물을 좀 마셔 보려 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려 식사를 빨리 하고 커피점으로 향했다. 커피점에 들어서려는데 앉을 자리가 없었다. 근처 공원에 가서 마시자고 했다. 각자 주문한 음료를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텅 빈 공원 의자에 앉았다. 간만에 공원에 왔다. 나름 운치가 있었다. 83학번 영어영문학과 동문회 11월 모임이 27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날짜는 확정되었고 장소는 물색 중이었다. 일단 마포를 벗어나 강남 쪽에서 모임을 갖기로 했다. 마포에 사는 나는 어떡하라고? 배상면주가 양주장이 후보로 떠올랐다. 성준이와 동기가 더 알아보기로 했다. 영어영문학과 총 동문회 송년회가 21일에 있는데 몇 명이나 올지 대동을 쳐 보니 5명이 약간 넘을 것 같았다. 학원 수업 빼는 것이 힘들어 총동문회 송년회는 어렵다. 11월 27일 83학번 영어영문학과 동문회 모임만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간만에 만나 점심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 정이 새롭다. 정겨운 만남이 소중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 모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다음의 즐거운 만남을 기약해 보자. 모두들 추운 날씨에 건강하고 감기 조심하고. 마포지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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