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 잔 것도 아닌데 늦잠을 잤다. 전화벨 소리에 깨어보니 성준이한테 전화였다. "야, 마포 지부 또 모여야 겠다. 문자 보냈으니 확인해 봐." 어제 희준이와 만났을 때 성준이를 만날 건데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했기에 대충의 상황을 알 수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분할 수조에 대한 정보를 찾은 후에 약속 시간이 되어 컴퓨터를 끄고 일어섰다. 그런데 핸드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뭔 전화? 받아 보니 6자 수조를 분양 받을 경주 버드 파크 직원에게서 온 전화였다. 내일 오겠다고 했다. 분양 받으러 오며 통을 꼭 가져오라고 신신당부했다. 뭐 다른 것은 분양할 것이 없냐고 해서 레오파드 게코 분양하고 있다고 하니 자기가 레오파드 게코 수입업자라고 했다. 레오파드 게코에 대해 한 동안 수다를 떠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전화를 끊으니 12시였다. 약속한 시간이 지났다. 부랴부랴 서둘러 출발했다.
집을 나서는데 희준이한테 전화가 왔다. 모퉁이집에서 김치찌개 시키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단단히 발에 힘을 주고 약속 장소로 쌩하니 달려가는데 마을버스가 마침 아파트로 들어오고 있었다. 잽싸게 타고 모퉁이집으로 내달렸다. 도착하니 15분 정도 늦었다. 들어서니 성준, 동기, 준호, 희준이가 김치찌개를 한참 먹고 있었다. 소머리국밥을 먹고 싶었지만 먼저 김치찌개를 시켜 놔서 어쩔 수 없었다. 희준이 딸내미가 수능시험을 봐서 얘기는 아이들 공부 얘기로 가득 찼다.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성준이가 오늘까지만 사겠다며 계산해서 공짜 점심을 먹었다. 성준아, 계속 사도 괜찮다. 모퉁이집에서 나와 단골 커피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자리가 없으면 어떡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담배 피느라고 성준이와 동기는 커피점 밖에서 주문하고 나와 준호, 희준이는 안에서 주문했다. 5분 쯤 기다리니 음료가 나왔다.
동기가 임대하는 원룸의 애완동물 진입금지 이야기가 푸짐하게 있었다. 어느 날 원룸의 창가를 보니 고양이가 자기를 반기더란다. 원래 동기네 원룸은 애완동물 진입금지라고 했다. 깜짝 놀라 사진 찍어 세입자에게 보여줬단다. 다른 세입자가 찍었다고 얘기하며. 준호의 알텀 이야기도 새로웠다. 아는 선배가 국내 최초로 알텀을 부화시켜서 500만원이나 벌었단다. 나보고 물고기 키워서 돈을 벌라고 했다. 준호야, 난 그런 재주 없단다. 담소를 나누며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 맛이 이전의 것과 달랐다. 희준이가 사장에게 원두가 바뀌었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했다. 바디감이 차이가 났다. 난 지난번 커피가 좋았다. 손님들이 한 무리 들어오자 나가자고 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마포지부 모임이다. 준호랑 동기와 헤어지고 희준이의 차가 파킹되어 있는 성준네 사무실 건물로 왔다. 성준이가 지하 주차장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희준이 차를 타고 학원에 와서 얘기를 나눴다. 참으로 오래 간만의 만남이었다. 만나자고 여러 차례 기회를 엿보았지만 그게 쉽지 않았다. 아무에게나 타주지 않는 이마트표 메밀차를 희준이에게 직접 타주었다. 희준이가 맛있다고 했다. 희준이가 메일을 확인하다가 좀 식었다. 조금 더 따뜻할 때 마셨으면 맛이 한결 좋았을 것을. 그동안 못다한 얘기를 나누며 간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창의 소식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잘 살고 있다니 좋았다. 이야기의 귀결점은 항상 애들 얘기였다. 애들 공부 얘기도 하고 애들 진로도 얘기하고 이제 애들 결혼 얘기도 하고. 애들이 재산이니 잘 키우자고 의기투합했다. 한참 얘기하는데 재환이가 들어왔다. 희준이가 늦었다며 일어섰다. 희준이를 문가에서 배웅하며 희준이 딸내미 경민이가 수능 시험 잘 보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희준아, 간만에 만나서 즐거웠다. 항상 건강 잘 챙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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