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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일상의 미학

염색

 

요즈음 내가 쓰고 있는 염색약이다. 미장생 쉽고 빠른 거품 염색 2N 흙색. 40대 중반부터 염색하기 시작했으니 염색 경력이 이제 꽤 된다. 남들보다는 염색을 시작한지가 좀 빠른가? 집안 내력이다. 빨리 횐 머리 되었다. 처음에는 멋이겠거니 하고 다녔지만 애들의 늙어 보인다는 말에 그때부터 염색을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염색을 안 한지가 한참 되었다. 흑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군데군데 빨간색으로 바뀌어 있고 하얀색 머리도 많이 보였다. 미용실에서 할까 하다가도 비싼 염색값 생각에 집에서 해왔다. 재문 엄마에게 염색을 부탁했다. 혼자 염색할 재주는 나에게 없다. 재문 엄마가 싫은 내색 없이 염색약을 가져왔다.

 

재문 엄마가 염색약병을 열심히 흔들었다. 장갑을 끼고 캡을 벗긴 후 염색약을 짜내서 내 머리에 사정없이 바르기 시작했다. 염색을 자주 해야지 떠듬떠듬 염색하면 염색하기가 힘들다며 투덜거렸다. 흰 머리 많은 곳을 집중 공략하며 15분 만에 염색약 바르기를 끝냈다. 10분간 기다린 후 샴푸를 했다. 잘 나왔나?

 

잘 나왔다. 염색 잘된 내 머리를 거울을 통해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은 얼굴과 머리 경계 부분에 염색약도 안 묻혔다. 얼굴에 묻은 염색약을 비눗물로 닦아 내기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내 머리 염색하며 염색 솜씨가 이제 수준급이다. 재문 엄마도 염색 잘된 내 머리 보더니 흡족한 표정이었다. 수고했소.

 

이제 염색에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노친네 되는 것 같아 하기 싫었다. 그런데 어쩌랴. 나이가 이만큼 들었으니 말이다. 근데 요즘 들어 왜 이리 하고 싶은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마음은 청춘이란 말이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생각도 많고 일도 많다. 바쁘다. 염색해서 젊어져 그런가? 염색 이제 그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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