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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일상의 미학

감기

 

 

 

목요일부터 몸에 이상이 왔다. 날씨는 시원한데 몸이 몹시 더웠다.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작동시켰다. 춥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지만 몸은 더위를 호소했다. 순간적으로 감기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수업이 계속되어 약 먹을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번에 감기를 앓았으니 금방 나갈거라고 생각한 게 화근이었다.

 

저녁 늦게서야 감기몸살이 단단히 왔음을 눈치 챘다. 재문 엄마가 준 약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약국 가서 증상을 얘기하고 감기약을 다시 사오라고 했다. 학원 수업 끝나고 집에는 어찌어찌해서 왔다. 그 다음부터가 문제였다. 온 몸이 쑤시는데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약을 또 먹었다. 효과가 있기를 바라면서.

 

재문 엄마는 옆에서 엄살이 심하다며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맨날 아프다고 하니 신경도 안 썼다. 예전엔 좀 엄살이 있었지만 이번 감기몸살은 진짜 온몸이 아팠다. 재문 엄마가 그렇게 아프면 이제라도 병원에 가자고 농끼로 말했다. 이걸 그냥 확. 나중에 아프면 나한테 아프다고 얘기하지 마. 본 척도 안 할 테니까.

 

약을 먹으며 밤새도록 땀을 흘렸다. 재문 엄마가 땀이 나면 열이 내리는 거라고 했다. 열 내리는 것이 중요하니 이불을 덮지 말라고 내 몸에서 이불을 자꾸 끌어내렸다. 추워 죽겠는데. 밤새 낑낑 앓다가 새벽녘이 되서야 잠이 들었다. 잠을 자고 나니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빨리 감기가 나가야 할 텐데 걱정이었다. 

 

아, 재문이가 운동하라고 했을 때 운동했으면 좋았을 것을. 나이 들어 이제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다. 건강을 잘 챙겨야 하는데 한 동안 운동을 못했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운동하러 나서기가 귀찮다. 운동 프로그램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은 많은데 잘 안 된다. 몸이 운동을 부른다. 가을이니 천천히 시작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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