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애들을 데리고 추석 제수 용품을 사러 경동시장에 갔다. 여러 차례 갔었으므로 가는 길이 익숙했다. 종로 3가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다섯 정거정만 가면 제기동역이다. 청량리역에서 내릴까도 생각했지만 예전 코스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역을 빠져 나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았다. 몇 번 와서인지 제일은행 현금 인출기의 위치도 정확히 안다. 현금을 장전하고 나와서 우리 4인 가족은 경동시장으로 향했다.
대개는 첫 번째로 떡집을 들렀다. 하지만 오늘은 떡집을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작년에 시장 좌판에서 송편을 싸게 산 기억이 있어서였다. 지나가는데 시금치를 싸게 팔았다. 재문 엄마에게 사자고 하니 너무 시들었다고 했다. 통과. 집에서 너무 늦게 출발해 시간이 없어 재문 엄마가 많이 서둘렀다. 경동시장 진입로에 있는 가게들은 대충 대충 눈으로 훑었다. 탐탁한 것이 없어 사지를 않고 바로 경동시장으로 진입했다.
문을 닫은 가게가 가끔 있었지만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앞으로 가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미사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없었으므로 서둘러야 했다. 그런데 재문 엄마가 가게들을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빨리 사요. 시간 없어요." 재문 엄마가 급할수록 천천히 사야 나중에 후회가 없다고 했다. 초입에서 끝까지 시장을 둘러 본 후에 재문 엄마가 거꾸로 돌아오며 점찍은 물건들을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사기 시작했다.
시현이와 재환이는 중간에 전에 먹었던 칼국수집으로 보냈다. 제수 용품을 다 사고 전화 하니 다 먹었단다. 청량리 역으로 오라고 했다. 청량리역으로 가다가 동태전을 마저 샀다. 경동시장 제수 용품 쇼핑은 여기까지. 지하도를 내려가니 애들이 먼저 와 있었다. 미사 시간까지 20분 남았다. 비닐 봉다리들을 들고 서둘러 성당으로 향했다. 산 물건들을 엘리베이터 옆 빈 공간에 놓고 성당에 들어갔다. 엄청난 지각. 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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