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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일상의 미학

남한산성

 

우리 식구 오늘의 목적지는 남한산성이었다. 가본지 30년이 다 되었다. 신문 기사에서 하도 추천하기에 가보기로 했다. 아침 10시 반에 출발하려 했는데 11시 10분이 되어서야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며 사진 한 카트. 마을버스를 타고 공덕역에 가서 5호선을 탔다. 앱에서는 산성역까지 1시간 4분 걸린다고 했는데 조금 더 걸렸다. 2번 출구로 나와 9번 버스를 탔다. 교통편을 물어 볼 때 남한산성 관리소 직원이 많이 변했다고 했는데 들어선 건물들이 눈에 뜨였다. 하긴 예전에 왔을 때는 지하철도 없었다. 바뀌긴 바뀌었다.

 

추석 연휴라 그런지 올라가는 길은 차로 붐볐다. 승용차가 왜 그리 많던지. 승용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입구에서 산성 종점까지 20분이면 갈 것을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버스 안 승객들 불평이 많았다. 운전기사는 자기 운전 솜씨를 뽐내는지 버스 엉덩이를 씰룩씰룩 거리며 갔다. 그 재주 부려봤자 뭐하나? 가는 속도는 똑같이 굼벵이인 것을.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하더니 인기가 엄청 많아진 것 같았다. 재문 엄마와 애들이 그나마 힘든 것을 꾹 참아 주어 너무 고마웠다. 시간 길거리에 다 뿌렸다.

 

버스에서 힘을 다 쏟아 갱신히 산행을 시작했다. 성곽을 끼고 도는 코스였는데 산책길 느낌이었다. 오늘 상황에서는 안성맞춤인 코스였다. 애들은 애들이었다.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장난치며 재미있게 성곽을 끼고 돌았다. 성곽을 반 정도 끼고 돌았을 때 재문 엄마가 가져온 음식을 꺼냈다. 힘들고 배고프던 참에 떡과 과일을 맛있게 먹었다. 옆에 말티즈가 있어서 애들이 함께 재미있게 놀았다. 산행을 가면 애완견들을 자주 본다. 깡이와 꽁이도 함께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힘을 내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성곽을 도는데 거의 2시간이 걸렸다.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등산을 마쳤다. 버스 주차장을 보니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다. 애들이 줄을 서고 재문 엄마와 나는 만해기념관을 밖에서 훑어 봤다. 버스를 탔다. 9-1번. 기억에 남을 버스 번호다. 왜? 운전기사와 옥신각신했기 때문이다. 교통카드가 안 찍혀 다른 교통카드로 찍으려는데 그 새를 못 참고 빨리 찍으라고 야단 떨어 한바탕 했다. 산성역에서 재문이가 바나나 우유를 자판기에서 빼 주었다. 마시니 좀 가라앉았다. 노래방 가려다 기분이 그래 그냥 집에 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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