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대비 시험 기간이라 중고등부 일요 보강을 마치고 성당으로 바로 갔다. 9월말부터 중고등부 중간고사가 시작되어 시험 대비로 바쁘다. 게다가 이번 중간고사부터 재환이 화학과 생명과학까지 봐 주고 있으니 정신이 없다. 추석 끝나고 얼마 안 있어 시험이 시작되어 학원도 학원생들도 마음의 여유가 없다.
성당을 갔다와서 온 몸이 뻐근해 잠깐 누워 쉬었다. 그리고 재문 엄마 부탁대로 팬더마우스 톱밥을 갈아 주었다. 그런데 톱밥을 갈아주다가 일이 발생을 했다. 얼마 전부터 다른 녀석을 물어 대던 팬더마우스가 톱밥 갈아주는 내 손을 물었다. 개새끼. 밥을 주는 사람의 손을 물어? 화가 났다. 일단 격리 시켜 놓았다.
재문 엄마에게 아까징끼를 자져오라고 해서 발랐다. 얼마나 세게 물었는지 손가락에 빵꾸가 팍 났다. 톱밥을 마저 갈았다. 물도 새로 주고 먹이도 듬뿍 주었다. 이제 나를 문 팬더마우스를 처리할 차례였다. 밥 주는 사람에게 해를 끼쳤는데 이 녀석을 어떻게 하지? 재문 엄마에게 화장실 변기통에 넣겠다고 말했다.
재문 엄마와 시현이가 절대 안된다고 했다. 청계천 애완동물 가게에 갖다 주자고 했다. 그건 안되지. 거기 가서도 분명히 다른 녀석들 물 텐데 파는 팬더마우스 흠가면 어떡하라고. 결국 우리는 아파트 화단에다 방사하기로 했다. 둘이 내려가 화단에 방사했다. 마음이 안 좋은지 재문 엄마가 그 녀석을 한 번 더 봤다.
안 된 마음이야 나라고 없었겠는가? 따로 키울까도 생각햇했지만 그러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밖에 나온 김에 편의점에 갔다. 재환이와 시현이가 공부를 하고 있어 간식 거리를 사러 갔다. 재문 엄마에게 삼각 김밥을 사자고 했다. 두 개 묶여 있는 것을 두 덩어리 샀다. 함께 산 우유를 마시며 집에 왔다. 잘 버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