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수의 계절이 왔다. 부족한 팥빙수 재료를 확인하고 채워 넣은 지 오래다. 얼음은 벌써부터 얼려서 냉동실에 쟁여 놓았다. 얼음이 차고 넘치면 우리 집 도깨비 방망이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팥빙수의 제 맛은 한 입 떠 넣었을 때 목으로 타고 들어가는 얼음 덩어리의 싸한 느낌이다. 등짝까지 시원하다. 팥을 맛있게 먹고서 떡, 젤리, 후르츠 칵테일을 신나게 먹다보면 더위는 어느 새 저만치 물러섰다. 귀신같은 솜씨이다.
언제부터 팥빙수를 먹었는지 정확하지 않다. 어렸을 때는 시원한 수박화채를 먹으며 여름 더위를 식혔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수박화채 자리를 팥빙수가 차지하고 여름 최고의 별미로 등극했다. 학원 옆에 롯데리아가 있어 여름이 되면 수없이 많은 팥빙수를 사 먹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팥빙수는 재문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이 최고다. 별 것 넣지를 않고 만들어주는 팥빙수가 여간 맛이 있는 게 아니다.
작년 여름 재문이 군대 면회 갔다 먹은 팥빙수가 생각난다. 나는 냉커피를 마시고 애들은 팥빙수를 먹었었다. 너무 맛있게 보여 한 입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애들 숟가락 뺏어 눈치 보며 맛있게 먹었었다. 올해도 여름에 재문이 군대 면회를 갈 예정이다. 가서 그 팥빙수 또 먹어야 겠다. 이번 팥빙수가 재문이 부대 주변에서 먹는 마지막 팥빙수이다. 내년 1월 1일에 재문이가 제대한다. 사진 제대로 찍어 놔야 겠다.
윤종신의 팥빙수 노래가 재미있다. 몇 번 들어 본 것 같은데 가사를 자세히 들어보니 재미있다. 라디오스타에서 가끔 보는 그 윤종신이 맞나 싶다. 올해는 벌써부터 무척이나 덥다. 덜 더웠으면 좋겠는데 그리는 안 될 것 같다. 올해는 맛있는 팥빙수 먹으며 시원한 여름 보내야 겠다. 성큼성큼 여름의 한 복판에 들어서고 있다. 모두들 시원한 팥빙수 먹으며 건강하게 더운 여름 잘 보내길 바란다. 불어라, 시원한 바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