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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지란(芝蘭)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점심을 먹고 교보문고에 갔습니다. 학원 초등 수학 교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학습 코너에 가니 교보문고 견학 온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유치원생인지 초등학생인지 구별이 잘 가지 않았습니다. 인솔 교사는 애들을 조용히 시키느라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하라고 여러 번 주의를 주었지만 아이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습니다.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기에 여느 때 같았으면 험한 얼굴하며 짜증 부리고 애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얘기도 했으련만 오늘은 아무 얘기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 떠드는 애들 그냥 놔두었냐고요? 애들이 작금의 어른들보다 더 낫기 때문입니다. 그 애들은 떠들면서 그래도 주위 사람들 눈치는 보았거든요. 선생님 눈치 보고 손님들 눈치 보고 매장 직원 눈치 보고. 요즈음 눈치 없는 사람들 많죠? 철들어야 합니다. 애들보다 철 안든 인간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애들 앞에서 창피한 줄 알아야 합니다. 맨날 똑같은 얘기 지겹지도 않나요? 종북(從北). 애들에게 좋은 세상 물려 줘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공동선이 무너진 세상에서 살게 할 수는 없는데 이 무슨 지랄들인지.

 

[공자님 말씀 明心寶鑑(명심보감) '交友篇(교우편)]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지란(芝蘭)의 방에 들어간 것 같아서 오래 되면 그 향기를 느끼지 못하니 더불어 그에게 동화된 것이다. 착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듯 하여 오래 되면 그 냄새를 느끼지 못하니 또한 더불어 동화된 것이다. 단(丹)을 지니면 붉어지고, 칠을 지니면 검어지니 군자는 반드시 자기와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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