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영어반 여학생이 한참 전부터 자기 친구가 학원에 다니러 올 거라고 했습니다. 오늘 5시가 다 되어서 그 학생한테 상담하러 오겠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6시 쯤 되니 학원생과 상담 받을 학생이 함께 들어 왔습니다. 수업 중이었므로 재문 엄마가 상담을 했습니다. 학원에서는 그 학생이 등록을 하러 온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수업 시간표와 수강료를 얘기해 주고 수업에 참여 시켰습니다. 시험 준비 기간이라 마음이 바빴습니다. 수업 잘 챙겨 듣고 엄마와 얘기하고 나서 등록하러 오겠다고 말하고 돌아갔습니다.
상담 학생이 귀가 하고 학생 엄마와 통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서 문자를 남기니 전화가 왔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등록하기 어렵겠다고 했습니다. 차량 운행을 하는 줄 알았답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니는데 애를 학원에 데려다 주고 데려 올 수 없다고 했습니다. 외계인 같은 말을 했습니다. 특이 체질이 또 한 명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살짝 짜증이 났지만 참았습니다. 어머님이 다른 학원 알아보고 마땅한 곳이 없으면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배우려고 하는데 학원에서 학생 안 받겠습니까?
학생이 사는 곳에서 학원까지 도보로 10분이 약간 넘게 걸립니다. 사람들도 많이 걸어 다니는 곳이고요. 요즈음 세상이 험해 애들을 걱정하는 것은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애들을 언제까지 끼고 살 수 있겠습니까? 모범생으로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을 내 생각대로 이끌어나가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10분 남짓 걸리는 거리가 걱정되어 자녀를 학원에 못 보낸다면 그 학생이 주도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잇겠습니까? 어머님들, 애들 키울 때 가끔 방목도 하십시오. 그래야 똑똑한 멍청이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