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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일상의 미학

다리 하나 건너면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의 고향을 일본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내 고향은 한라산이에요. 지금도 한라산 중턱에 가면 수백 살 먹은 우리 할아버지 나무가 살고 있어요. … 그런데도 사람들은 우리 조상이 일본으로 건너가 살게 된 줄은 모르고 반대로 일본에서 우리가 건너온 줄로 알고 있어요.” 벚꽃의 독백이다. 벚나무는 종류가 많다. 벚나무,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등등. 도시에 많이 심는 화려한 벚나무는 왕벚나무이다. 여의도 봄꽃 축제에서 볼 수 있는 벚나무도 대부분 왕벚나무이다.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일본에 없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있다. 왕벚나무 자생지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학원 수업이 6시에 끝났다. 피곤해서 그냥 집에 갈까 하다 벽에 붙인 액자 안에 넣을 사진을 찾았다.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렸다. 9시쯤에 출발해 서둘러 귀가하다가 벚꽃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밤하늘의 별바라기. 여의도가 지척인데 여의도 봄꽃 축제에 가지를 못해서 아쉽다. 4월 3일부터 시작되었으니 여의도 봄꽃 축제도 사흘째이다. 대학 동문 성준이는 벌써 갔다 왔다고 하던데. 바쁜 건 바쁜 거고 시간을 내서 여의도 봄꽃 축제에 갔다 와야 겠다. 마음이 급해 일찍 찾아 온 벚꽃을 이리 홀대해서 보내면 서운해 하지 않겠는가? 벚꽃아, 내가 갈 때까지 하직 인사 올리지 말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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