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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두 탕 뛴 남자 집에 8살인 푸들이 있습니다. 요즘 푸들답지 않게 비실비실거립니다. 간식으로 주던 모이스트 치즈버거가 다 떨어졌습니다. 미루다 미루다 비실거리는 것이 배기 싫어 오늘 남대문시장 애견용품 도매 상가에 갔습니다. 오래간만에 갔습니다. 한 박스에 7천 원씩 두 박스를 샀습니다. 두 개를 덤으로 받았습니다. 원래 남대문 시장에 오면 안쪽 반찬 가게에 가서 몇 가지를 사는데 오늘은 들를 시간이 없었습니다. 버스 타러 가다가 반찬 가게가 보여 깬잎만 간신히 샀습니다. 나온 김에 지하철 타고 이마트 용산점에 서둘러 갔습니다. 버스를 타려 하니 집사람이 지하철을 타자고 했습니다. 집사람은 버스 타는 것을 무척 싫어합니다. 이마트에 가니 끝물 수박이 있었습니다. 한 통에 만 4천 9백 원이었습니다. 수박은 그 모습만으로.. 더보기
고물이 보물이다. 집에서 쓰는 내 컴퓨터다. 10년 전쯤 구입했다. 조카가 컴퓨터 관련 일을 해서 조립해줬다. 컴퓨터 프로세서는 intel(R) Core(TM) 2 Quad CPU Q9550이다. 운영체계는 Windows 7이다. 게임은 안하고 그래픽 작업도 거의 안 하니 사무용으로는 아직도 현역으로 쓸 만하다. 연식 오래된 내 모습과 같다. 얘가 가끔은 말썽을 부린다. 파워 버튼을 누르면 잠깐 있다 뚜뚜뚜~ 소리가 난다. 산지 3년쯤 되어 이 증상이 생겨서 용산 컴퓨터점에 들고 갔다. 메인보드가 문제인데 임시방편으로 고쳐줄 테니 한 번 더 이런 증상이 생기면 메인보드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그 이후로 2, 3년 잘 썼다. 또 다시 이 녀석이 뚜뚜뚜~ 소리를 내며 말썽이었다. 거기에 지 혼자서 켜졌다 꺼졌다 하는 증세가.. 더보기
심사(心師) 지난 주말에 빈둥빈둥 방바닥을 뒹굴었다. 환절기라서인지 감기 기운이 있어 쉬었다.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려고 유튜브에 들어갔는데 '허준'이란 드라마가 눈에 띄었다. 전광렬 버전 허준이었다.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방영되었다. 예전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났다. 지금까지도 허준하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심의(心醫)다. 심의는 돈을 쫓기보다 병자를 우선시하는 의원이다. 환자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기는 긍휼과 인간에 대한 경외감으로 꽉 찬 의원이다. 드라마에서 허준은 평생 심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심의를 쫓는 의사가 있을까? 글쎄다. 의료 분야에 심의가 있다면 가르치는 곳에는 심사(心師)가 있다. 심사는 마음으로 학생과 교감하며 가르치는 스승이다. 자신의 밥벌이와 실적을 위해.. 더보기
시간 아껴 가며 가르쳐라 우리 학원은 어머님과 학생이 함께 와야 자세한 상담을 한다. 어머님 혼자 오시면 간단 상담만 가능하다. 직접 배울 학생이 와야 레벨테스트를 하고 학습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어머님이 공부할 것도 아닌데 왜 혼자 오시는지 모르겠다. 지나가다 들르셨다고요? 댁에 가셔서 학생하고 함께 오세요. 학원한지 20년 가까이 되었다. 학원 문 들어서는 학부모와 학생 모습만 봐도 어떤 타입의 학생인지 알 수 있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으면 우리 타입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것으로 족하다. 참고삼아 앉는 자세와 질문에 대답하는 태도를 본다. 엄마한테 짜증스런 말투를 쓰면 거기서 상담은 끝이다. 야, 집에 가! 학원 수업에 대한 설명 후 부원장 선생님과 상의 한다. "우리가 가르치면 학습 효과가 있을까?" 둘.. 더보기
양(量)보다 질(質) "양보다 질이다" Quality matters more than quantity. 학원 2학기 중간고사 준비가 시작되었다. 추석 전에 보는 학교가 있고 추석 후에 보는 학교가 있다. 극단적으로는 시험 날짜가 한 달 차이가 난다. 시험 날짜가 널브러져 있으므로 다소 긴장이 풀릴 수 있다. 집중해서 시험 대비를 해야 겠다. 중간고사 대비 시간표를 짜고 학원생들에게 통지했다. 시험 기간에 수업 요일이 바뀌는 학생들도 있다. 어쩔 수 없다. 추석 이후에 시험을 보는 학원생들은 좀 더 있다 시험 준비를 하기로 했다. 일반 수업과 시험 대비 수업이 함께 진행된다. 학원에 로드가 걸릴 게 분명하다. 요즈음은 시험 범위가 예전에 비해 많아졌다. 특히 고등학교 영어는 시험 범위가 확실히 늘었다. 교과서, 부교재, 학교 .. 더보기
공짜로 얻어 먹은 값은 해야죠 어제 학원 수업 끝내고 마포역쪽으로 걸어 나오는데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었습니다. 뭐지? 또 TV에서 맛집 방송이 있었나? 가까이 가서 보니 새로 오픈한 가게에서 버블티 무료 시음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사람이 그냥 가자는 것을 못 들은체하고 줄을 섰습니다. 10분 기다리니 우리 차례가 왔습니다. 집사람은 타로밀크티를 주문했고, 나는 딸기 코코넛 버블티를 주문했습니다. 한 잔씩 받아들고 빨대로 쪽쪽 빨아 마시며 마을버스 타는 곳으로 갔습니다. 원래 소프트아이스크림 먹으러 가기로 했었는데 버블티로 퉁치고 바로 집으로 왔습니다. 집사람이 마을버스 안에서 버블티 가게 전단지를 보며 우리가 무료 시음한 게 3천 7백 원짜리라고 했습니다. 이 동네는 가게 주인이 자주 바뀌는 편인데 '아마스빈 버블티 마포역점.. 더보기
핸드폰 어떤 놈이 만든 거여? 학원 중2 수학반에 쌍둥이가 다닌다. 길 건너에서 오는데 항상 열심이다.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100점 맞을 태세로 열공중이다. 기특하다. 마음 자세가 그러니 성적이 잘 나올 거다. 이 둘에게는 보통 애들과 달리 한 가지 없는 게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부모님이 안 사주셨는지 아니면 아이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핸드폰이 없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일전에 핸드폰 중독에 빠진 학원생을 상담하며 낯설었었다. 쌍둥이가 핸드폰이 없다는 사실은 나에게 또 다른 낯설음을 선사한다. 그때 핸드폰 중독에 빠진 녀석은 핸드폰 없애면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했다. 퇴원 조치했다. 핸드폰이 애들 공부에 안 좋을까? 내 경험상으로는 그렇다. 핸드폰에 매달려 공부하는 것은 뒷전이다. 친구와 카톡이나 하.. 더보기
핸드폰, 너 이씨 컴퓨터로 페이스북에 쓴 글을 핸드폰에서 열어 보았다. 단락 구분을 위해 빈 줄을 한 줄씩 넣었는데 한 부분에서 빈 줄이 두 줄이었다. 줄 하나를 없애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이것저것 해보았다. 포스트 글을 다 붙였다가 엔터를 치며 빈 줄을 다시 만들어 보았다. 소용이 없었다. html을 확인해 보니 문제가 없었다. 포스트 글을 한글에 복사해 작업해서 페이스북에 붙여 넣어 봤다. 역시 소용이 없었다. 왜 그러지? 이상하다.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컴퓨터에 달라붙었다. 컴퓨터 쪽은 문제가 없는 것 같았다. 혹시 그럼 핸드폰이 문제인가? 핸드폰을 껐다 켰다. 그리고 페이스북 포스트 글을 확인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그렇게 안 없어지던 한 줄이 사라지고 단락별 간격이 재대로였다. 나의 갤럭시노트2가 고물티.. 더보기
어머님들, 정신 차리시라. 학원 원장이지만 "공부가 다다" 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한 세상 내가 좋아하는 것 하며 그럭저럭 먹고 살면 되지 않겠는가? 나는 학원에서 영어 수학을 가르친다. 영어 듣기 독해 문법 어휘를 가르친다. 수학은 중등부 고등부 모두를 가르친다. 효율적인 영어 수학 공부 방법을 찾기 위해 지금도 머리를 쥐어 짜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영어 수학 문제 푸는 스킬만을 가르치지 않는다. 영어 수학 공부가 살아가며 왜 필요한지도 함께 가르친다. 영어도 언어니 말 사이사이에 숨은 뜻을 잘 파악해야 세상 살며 내 것 잘 챙길 수 있음을 가르친다. 수학을 가르치며 수학은 논리를 배우는 것이라고 수도 없이 강조한다. 사회생활에서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논리적 사고력을 반드시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어머님들의 생각은 어.. 더보기
공부가 다인가요? 파블로 피카소의 "장난감 트럭을 가지고 노는 아이"란 그림입니다. 1953년 그림이니 피카소가 할아버지일 때 그린 그림입니다. 한참 전에 이안아트에서 구입한 복사본 그림인데 지금까지 집에서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보다가 며칠 전의 학부모 전화 상담이 떠올랐습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학원생 학부모셨습니다. 지난 상담에서 여름방학부터 미술학원에 보내야 겠다고 하셨는데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직도 망설이고 있으셨습니다. 어머님께 제 생각을 다시 한 번 말씀드렸습니다. 공부에 관심이 없고 다른 쪽에 관심이 있으면 관심 있는 쪽으로 밀어주셔야 합니다. 단, 공부가 하기 싫어 도피처로서 다른 쪽을 기웃대고 있다면 공부쪽으로 마음이 돌아올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셔야 합니다. 홍대쪽 미술학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