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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Return to Nature

 

 

2003년 8월 뉴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붐비고 바쁘고 시끄러웠다. 그런데 갑자기 이 커다란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되었다. 도시가 암흑세계로 바뀌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면서 사람들이 갇혔다. 컴퓨터 스크린이 갑자기 꺼졌다. 은행의 현금지급기는 쓸모없는 것으로 되어버렸다. 전화 통화는 가능했지만 폭주하는 통화량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휴대폰은 작동했지만 휴대폰 기지국은 기능이 정지되었다. 신호등이 꺼졌고 지상의 교통이 마비되었다. 열차 운행은 엉망이 되었으며 지하철이 멈춰 섰다. 혼란에 빠진 지하철 승객들을 터널을 통해서 지상까지 안내하는데 극도의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이 날 밤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가족들과 함께 지붕 위로 올라갔다.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들을 볼 수가 있었다. 가족들은 너무 바빠서 서로에게 무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정전으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뉴욕 시민들은 그 날의 기억을 '충격과 공포'가 아니라 '아름다운, 마법 같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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