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수업은 보통 5시에 끝난다. 고3 수학 수업을 제 시간에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왔다. 날씨가 좋아 걸을까도 했다. 그런데 집사람이 학원 앞 채소 가게에서 장 본 것이 한가득이었다. 마을버스를 탔다. 집에 와서 우선 수조의 구피와 새우를 살폈다. 녀석들 컨디션이 꽤 좋아 보였다. 소금욕을 하고 있는 수조에 소금을 추가로 투입했다. 그 사이에 집사람이 빠르게 이른 저녁을 준비해 놓았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유튜브에서 TV쇼 진품명품 프로그램을 검색해서 보았다. 좋아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학원 수업 때문에 한 동안 보지 못했다. 의뢰품의 최종감정가를 얼추 맞추는 것을 보면 골동품에 대한 안목이 좀 있나 보다. 감정가액 맞추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반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나 주면 안 되나?
토요일 수업을 마치고 원래 알풀 분양글을 올릴 계획이었다. 구피 분양을 처음 해볼 참이었다. 그런데 사진 찍어서 분양글 올리기가 귀찮았다. 구피 분양해서 딸아이한테 통닭 사준다고 약속했는데 큰일이었다. 움직여 대는 구피를 사진 찍는 것은 몹시 귀찮다. 물고기 사진 찍어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안다. 우선 방에 누워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들의 분양글을 검색해 보았다. 다들 사진 참 잘 찍었다. 분양글도 아주 맛깔지게 잘 썼다. 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집사람한테 구피 사진 몇 장 찍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집안일 하느라 바쁜데 부탁하기가 미안했다. 수조 앞을 서성거리다가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 핸드폰으로 뉴스를 검색했다. 지금은 자정 12시가 넘었다. 일요일 새벽이다. 뒹굴 거리며 미루다가 아직 분양글 올리는 것을 시작도 못했다. 계속 귀찮다.
집사람이 집안일을 하다가 안방으로 들어왔다. 집사람에게 김치부침게 좀 해달라고 했다. 저녁을 너무 일찍 먹어서 입이 무척 심심했다. 요즘 내 컨디션이 좋지 않을 걸 알고 집사람은 부탁하면 다 들어준다. 너무 늦은 시간에 부침게라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척 먹고 싶었다. 며칠 전 먹었던 김치부침게 맛을 생각하니 입에 군침까지 돌았다. 밖에서 부침게 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있으면 뚝딱하고 김치부침게를 가져 올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얘기한지 10분 쯤 지나자 부침게가 큰 접시에 놓여 내 앞에 놓여졌다. 한 조각을 먹으니 지난번 보다 더 맛있었다. 나중에 부침게 장사를 해도 되겠다. 지금 부침게를 두 장째 맛있게 먹으면서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몇 장은 더 먹을 것 같다. 집사람 덕에 맛있는 주말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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