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러갔지? 보름 넘게 만에 글을 쓰네요. 거실에서 어항을 싹 비우라는 마눌님의 명령에 따라 거실에 있는 어항을 방 하나에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어항을 옮기는 일은 생각보다 엄청 힘듭니다. 어항을 옮기는 일이 최고로 힘듭니다. 브로와 설치도 다시 해야 하고 선 정리도 다시 해야 하고 무척 힘이 듭니다. 집사람도 애들도 어항을 치우니 집이 훨씬 넓어 보인다고 합니다. 브로와 소리도 없어지고 뽀글거리는 물소리도 없어지니 한결 조용해졌습니다. 어항을 새로 옮긴 방에는 남아도는 앰프도 하나 설치했습니다. 이퀄라이저가 있는 앰프였는데 연결이 낯설어서 잠깐 헤맸습니다. 간만에 써보니 튜너가 주파수 이동이 되지 않았습니다. 일요일에 수리점에 갔다 왔는데 고칠 수 없으니 버리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임시방편으로 라디오앱으로 방송을 듣고 있는데 음이 웅웅거려서 머리가 아파 튜너를 구하고 있습니다.
집사람의 말대로 거실이 엄청 넓어보였습니다. 간만에 정말로 간만에 집사람에게 달래서 물걸레 청소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집사람이 자주 부탁하던 청소를 거실만이라도 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전에는 걸레를 가지고 몸을 구부려서 거실을 청소해 무척 힘들었는데 대걸레로 청소하니 그리 힘들지 않았고 시간도 훨씬 적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청소하다 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대걸레 밑판과 자루를 연결하는 나사가 빠져 달아나서 두 녀석이 따로 놀았습니다. 몇 번 다시 조였는데 계속 빠졌습니다. 만들려면 잘 만들지. 집사람이 내일도 해 줄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여태까지 연속으로 두 번 청소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 은근히 부아가 났습니다. 쿠팡을 뒤졌습니다. 새로 물걸레 청소기를 사기 위해서였습니다. 스핀 물걸레 청소기 풀세트를 만 6천 9백 원에 구입했습니다. 대걸레 하나에 통 하나인데 왜 이렇게 비싼 거야?
대걸레 청소기를 주문하는데 익일 배송이 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목요일에 배송된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배송되어 오면 내 청소 전용 대걸레로 쓸 겁니다. 일단 거실만 청소를 해서 집사람에게 점수를 따고 여력이 되면 안방과 어항이 있는 방을 청소할 생각입니다. 애들 방 청소는 애들한테 맡겨둬야 겠습니다. 봄맞이 정리를 겸해서 정말 큰 맘 먹고 어항을 거실에서 빼니 거실이 넓어 보였고 아파트 베란다를 통해 밖의 모습이 훤하게 잘 보였습니다. 답답함이 없어졌습니다. 햇살이 거실 깊숙이 비췄습니다. 아, 이제 거실 어항 다 뺐다. 집사람도 좋아하고. 이렇게 한숨 돌리고 있는데 집사람이 한 마디 툭 던졌습니다. "거실에 있는 컴퓨터 빼면 안 될까? 산만한데." 거실 컴퓨터는 pc-fi를 위해 오디오와 연결해 놓은 건데 그건 절대 뺄 수가 없습니다. 음악 파일 모으느라 고생했고 오디오 카드 장착하느라 거금도 들었고. 버틸 때까지 버텨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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