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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네 이야기/가족 풍경

포인세티아보다 더 예쁜 꽃

 

농림축산식품부는 12월의 꽃으로 ‘포인세티아’를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농식품부는 포인세티아를 12월의 꽃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11~12월에 개화해 멕시코 등 세계 각 나라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많이 이용돼 왔고, 소비자들에게도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인세티아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130만본 정도가 늦가을부터 성탄절까지 집중적으로 소비된다.

 

위의 포인세티아 사진은 학원 수업을 끝내고 나오며 찍었다. 마을버스 어플을 보며 너무 여유 있게 학원에서 나오다가 코앞에서 버스를 놓쳤다. 잡아타려고 뛰다가 힘들어서 그만 두고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마포나루라는 음식점 입구 양 옆의 화단에 포인세티아가 심어져 있었다. 꽃의 상태가 깨끗한 것으로 봐서 사다가 심은지 일주일이 채 안되었다. 이 꽃은 처음엔 이렇게 예쁘다. 시간이 좀 지나면 꽃의 상태가 엉망이 된다.

 

화단에 다발로 피어 있는 포인세티아가 너무 반가워서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포인세티아를 요리조리 찍고 있는데 집사람이 삐져 가버렸다. 꽃만 찍으니 샘이 났나 보다. 서둘러 사진을 몇 장 찍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집사람이 시무룩하게 서 있었다. 나를 보더니 날씨가 춥다고 야단이었다. 블루클럽 입구 쪽에 바짝 붙으면 안 추울 거라고 하니 별 반응이 없었다. 꽃 한 번 잘 못 찍었다 망했다. 나도 주책이지. 예쁜 꽃 놔주고 몹쓸 꽃만 찍고 있었으니.

 

집사람이 아직도 꽃처럼 예뻐 보이는 걸 보면 집사람에게 미안한 것이 많기 때문일 거다. 예쁘게 정말 예쁘게 가꿔 주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남은 세월 잘 가꿔주며 살아야 겠다. 재문 엄마가 지금까지 많이 고생 했다. 나 때문에도 그렇고 애들 때문에도 그렇고. 내 운을 살피니 내년부터 좋은 운이 들었다. 이제 고생 끝이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재문 엄마가 좋아하는 진주 목걸이를 사 줄 수 있을 것 같다. 기분 좋은 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