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형네 집들이가 있었다. 강의를 끝내고 2시에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신길역에서 동인천 가는 급행 전철로 갈아타고 주안역에서 내려 처형네집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형님이 마중을 나와서 집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들어가니 처형 시어머님도 계셨다. 같은 충청도 분이시다. 반갑게 맞아 주시니 기분이 좋았다. 처조카 지훈이도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바로 들어 왔다. 재환이보다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학교를 1년 빨리 들어가서 재환이와 같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어렸을 때 만나고 처음이라 둘이 많이 낯설어들 했다.
형님이 접골 기술이 있어 재환이 체형을 잡아 주셨다. 재환이 체형이 틀어진 데가 많다고 하셨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하셨다. 엄청 정성껏 해주셨다. 체형 교정하는데 한 시간은 넉넉히 걸리는데 30분쯤 되니 밥을 먹으라고 불렀다. 밖에서 밥 준비하는 사람들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밥 먹고 하기로 하고 나갔다. 거실로 나가 보니 상에 이사떡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동네 이웃과 나눠 먹으려고 떡을 했단다. 떡을 중간에 두고 모두 모여 이사 온 집에 만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나도 한껏 기분 내어서 뻐드러지게 기도를 했다.
"천지의 음양신과 해ㆍ달ㆍ별님의 두루 살피심이여, 상서로운 기운이 집안에 깃들기를 바라옵니다. 여섯 신령에게 이르사 향불이 만년 동안 꺼지지 않으며, 집을 영원히 다스려 악이 깃들이지 못하고 물이나 불이 침범하지 못하게 하소서. 문신(門神)이 집을 보호하여 잡귀를 물리치며, 태을이 가문을 지켜주고 모든 일이 술술 풀어지게 도와주소서."
식사를 맛있게 했다. 제부가 온다고 온갖 맛있는 음식 다 준비해 놓았다. 근간에 가장 맛있게 먹은 식사였다. 후식으로 수박과 모찌를 먹었다. 재환이 체형 교정을 마무리하니 6시가 넘었다. 8시부터 시댁 식구 집들이가 한 건 더 있으므로 우리는 서둘러 나왔다. 오늘은 이냐시오 성당에서 미사를 볼 수가 없었다. 재문 엄마가 미리 성당을 알아 놓았나 보다. 오늘 미사는 주안1동 성당. 처형네에서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었다. 신부님의 말씀 톤이 너무 재미있었다. 미사 보고 집에 오니 9시 30분이었다. 바쁘고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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