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재현네 이야기/집안 대소사

내일은 할머니 기제사 날

 

내일은 할머니 기제사 날입니다. 오늘 아침에 재문 엄마와 함께 제수거리 장만하러 경동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근처 시장으로 가려다 워낙 싸서 경동시장으로 갔습니다. 평일인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적어간 종이를 보며 제수거리 빠뜨리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갈 때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장보는 중간에 비가 간간히 내렸습니다. 장을 보고 칼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 그릇에 3천원인데 사람들이 많아서 잠시 기다리다가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맛이 있었습니다. 재문 엄마 칼국수까지 조금 뺐어 먹었습니다.

 

칼국수 집 앞이 청량리역이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재문 엄마와 짐을 나눠 들고 전철역으로 향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별것 아닌데도 짐이 무거웠습니다. 재환이가 좋아하는 포도만 사야 되는데 내가 좋아하는 방울토마토도 산 게 짐의 무게를 많이 늘려 놨나 봅니다. 지하철을 타고 조금 가니 자리가 나서 잽싸게 앉았습니다. 종로3가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낑낑대며 공덕역에 도착했습니다. 재문 엄마는 집으로 가고 나는 학원으로 왔습니다. 재문 엄마 짐 다 들고 집에 가느라 혼자서 고생 꽤나 했을 것입니다.

 

내일은 군대 간 재문이가 8박 9일 정기 휴가를 나옵니다. 간만에 제사를 함께 지내게 됩니다. 많이는 못 차리지만 정성을 드려서 제사를 준비할 생각입니다. 제사를 제 시간에 끝내려면 내일은 학원 수업을 정시에 마쳐야 합니다. 지난 번 제사 때 간당 간당했었습니다. 할머니는 살아 계실 때 담배 심부름 시켜 나를 귀찮게 하시더니 돌아가셔서도 여전히 나를 바쁘게 합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 첫손자라고 많이 귀여워 해주셔서 정성 드려 제사를 모시고 있습니다. 손주의 이 정성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할미, 모르지?

'재현네 이야기 > 집안 대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묵직한 붉음  (0) 2015.03.02
처형네 집들이  (0) 2014.06.01
오늘은 어머님 두 번째 기일  (0) 2014.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