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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물속 풍경

월동 호스

 

지난 목요일에 수조 물갈이할 때 쓰려고 편사 호스 한 롤을 샀다. 긴 호스 하나와 짧은 호스 두 개가 있는데 긴 호스가 한 개 더 필요했다. 날씨가 추워져서 찬물과 뜨거운 물을 섞어 빠르게 물갈이를 해야 하는데 온수가 나오는 다른 한 군데 수도꼭지가 수조에서 거리가 좀 되었다. 인터넷 호스 쇼핑몰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일반 호스를 사려다가 좀 더 튼튼한 편사 호스를 사기로 결정을 하고 최저가 쇼핑몰을 검색했다.

 

다른 곳보다 유별나게 싸게 파는 곳이 있어 전화를 했다. 지금 구입하면 추석 전에 오는지 물어 봤다. 추석 전에 배송된다고 했다. 일반 수도꼭지면 내경 16mm를 주문하라고 했다. 전화를 끊고 주문을 넣고 있는데 재문 엄마가 방으로 들어 왔다. 주문을 슬쩍 넣으려고 했는데 재문 엄마에게 딱 걸렸다. 또 사냐는 말과 함께 재문 엄마의 불평 섞인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못 들은 척하고 주문 완료 버튼을 지그시 눌렀다.

 

추석이 가까워져 하루 정도 배송이 늦을 거라 생각했었다. 금요일 아침에 문자 수신음이 났다. 열어보니 12시에서 1시 사이에 택배가 온다고 했다. 12시 30분 쯤 되었을 게다. 전화가 왔다. 얼른 전화를 받고 아파트 현관문을 열어 주었다. 택배 기사가 얼마나 빨리 올라 왔는지 내가 물건을 받지 못했다. 재문 엄마가 낑낑거리며 방으로 호스를 가지고 들어왔다. 벌떡 일어나서 받아 들었다. 호스 한 롤이 꽤 무게가 나갔다.

 

눈치를 보며 호스를 한 쪽으로 치웠다. 총판에 들를 일이 있어 함께 나가며 재문 엄마에게 물어 봤다. "재문 엄마는 뭐 살 거 없어? 내가 사 줄게." 쀼루퉁한 목소리로 없다고 했다. 길을 건너다보니 단골 찐빵집이 보였다. 재문 엄마가 찐빵을 좋아 한다. 나는 큰소리로 가게 주인에게 주문했다. "집사람 먹을 거니 맛있는 걸로 몇 개 싸요." 재문 엄마 얼굴이 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마누라, 찐빵 먹고 서운함 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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