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순에 분양을 보냈던 안시 롱핀 144들이다. 한참 전에 집사람과 함께 경기도 광주까지 가서 새끼 20마리를 분양해 왔다. 수줍어하며 분양해 주시던 분양자분 기억이 새롭다. 안시 롱핀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 경기도 광주에 가보았다. 3cm 정도 크기였던 녀석들이 모두 건강하게 잘 자랐다. 새끼도 많이 낳아 처음으로 안시 분양을 해 보았다. 안시가 잘 안 됐었는데 새끼까지 분양해 보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안시들은 창문 쪽의 45큐브와 한 자 반 어항에서 자라고 있다. 어항이 더 있으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여분이 없다. 안시 수컷 암컷 성어가 10쌍 가까이 되는데 따로 넣어줄 어항이 없다. 집사람한테 수조 하나 더 마련하자고 할 수 없다. 지금의 어항들도 갖다 버릴 태세니 말이다. 부엌 쪽에 어항 하나 넣을 공간이 있는데 아쉽다. 한 편에서 슬슬 안시 몇 쌍만 분양할까 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요즘 안시들이 알을 시원치 않게 붙였는지 알 뭉텅이들이 어항 바닥에 굴러 다녔다. 모아서 부화통에 넣고 콩돌을 돌렸다. 몇 번은 부화에 성공했고 몇 번은 그러지 못했다. 곰팡이 때문에 애를 먹었다. 곰팡이를 손으로 떼어 내다가 알을 터뜨렸다. 그 묘한 기분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짜증이 났다. 왜 똑바로 알을 못 붙이는 거여? 곰팡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신통한 방법이 없었다.
안시가 발로 걷어찬 알들을 잘 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에그텀블러가 생각났다. 검색을 해보니 엄청 비쌌다. 자작하기 위해 자료를 모았다. 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 보다. 전 같았으면 대들었을 텐데. 에그텀블러를 제작 판매하는 사장님과 전화 통화했다. 안시면 가장 큰 것을 사라고 했다. 자주 가는 열대어 용품점에 전화하니 갖고 있다고 했다. 지나는 길에 사야 겠다고 마음 먹은 게 오늘로 10일째다. 아, 귀찮다.
구피 공방이 리뉴얼을 끝내고 다시 시작했으니 그쪽 방문하는 길에 열대어 용품점 들려서 하나 사와야 겠다. 에그텀블러 돌리며 안시 롱핀 144 많이 부화시켜서 저렴하게 분양해야 겠다. 롱핀 레드 안시도 들이고 싶고 롱핀 황금 안시도 들이고 싶지만 여력이 안 돼 아쉽다. 갖고 있는 안시 잘 키우다가 기회가 되면 다른 안시도 키워 봐야 겠다. 근데 그런 날이 올까? 집사람 때문에 가능성이 엄청 희박함을 나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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