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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네 이야기/가족 풍경

삼일절은 이재문 군대 면회날

 

지금은 토요일 저녁 11시 40분. 가평에 있습니다. 삼일절에 이재문 군대 면회 왔습니다. 봄 면회입니다. 용산에서 아침 8시 30분 기차를 타고 재문 엄마, 이시현, 이재환을 대동하고 출발했습니다. 이재문 부대에 10시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면회 신청하고 만났습니다. 만나기 전에 심심해서 부대 내부 사진을 찍었습니다. 위병이 올까 말까 망설였습니다. 면회 온 가족인 걸 알고 그냥 봐 줬습니다. 10분 정도 지나니 재문이 모습이 보였습니다. 일단 가평 시내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총 인원이 5인이므로 택시 한 대에는 타지 못합니다. 택시 두 대를 부르려 하니 재문이가 가깝다고 걸어가자고 했습니다. 요즘 건강 챙기느라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녀서 좋다고 했습니다. 30분 정도 걸릴 거로 생각했는데 한참을 걸어도 가평 시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힘들어서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그 순간 이재문 부대 소대장님을 만났습니다. 가평 시내로 가신다고 태워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맹호 3257부대에서 가평 시내까지 걸어서 가는 가족은 저희가 처음일 거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맹호회관 쪽으로 가면 저렴하게 식사와 숙박을 해결할 수 있다 하시며 그곳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손수 내리셔서 알아봐 주셨는데 아깝게도 예약이 꽉 차 있었습니다. 오늘은 훈련소 수료식이 있어서 그렇답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소대장님과 헤어진 후 걸어서 가평 시내로 갔습니다.

 

재문이가 엄마가 해 준 밥을 먹기 위해 아침도 굶었다고 했습니다. 가평 시내에 도착해서 우선 식당부터 찾았습니다. 재문 엄마가 일전에 갔던 고기 부페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가니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문이 닫힌 영문을 몰라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문을 열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다는 품향이라는 중국집으로 갔습니다. 5분 거리에 있었고 2층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들어가서 짜장면 곱빼기 두 그릇, 짜장면 보통 한 그릇, 짬뽕 두 그릇을 시켰습니다. 물론 애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 탕수육도 중자로 하나 시켰습니다. 재문 엄마가 집에서 싸온 음식을 먼저 내 놓았습니다. 애들이 배가 고팠던지 삽시간에 음식을 먹어 치웠습니다. 그 때 쯤에 주문한 음식들이 들어왔습니다. 탕수육을 하나 먹어 봤습니다. 바삭바삭한 게 정말 명품 탕수육이었습니다. 지난번 시현이 졸업식 때 갔던 난향보다 음식을 더 잘 했습니다. 짬뽕도 물론 맛이 있었습니다. 시현이가 남긴 짜장면을 재문 엄마가 먹고 나는  재문 엄마 짬뽕까지 먹었습니다. 간만에 먹어 보는 짬뽕다운 짬뽕이었습니다. 재문이와 재환이는 짜장면 곱빼기를 먹었는데 맛나게 싹싹 비웠습니다. 다 먹고 나니 포만감이 밀려 왔습니다. 아쉽다면 식사 후에 후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군대 면회 오기 전에 SNS로 펜션을 예약하려 했는데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예약을 하지 못했습니다. 중국집 사장님에게 추천을 부탁했습니다. 한 군데 전화를 하시더니 예약이 다 찼다고 하셨습니다. 이러다가 길거리에서 재우는 거 야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점심시간이라 한참 바빠 중국집 사장님이 더 알아보지를 못하셨습니다. 전화번호를 받아 직접 연락을 했습니다. 두 군데 중에 처음 전화 건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펜션 이름은 꾸야꾸야. 이름은 자녀분들이 지었답니다. 15분 후에 플러스마트 앞에서 픽업을 해 주겠다고 해서 농협에 들어가 케이크와 식재료를 샀습니다. 나와 보니 차가 안 왔습니다. 연락해 보니 착오가 있었답니다. 잠깐만 기다리라고 해서 제가 밖에서 있고 나머지 식구들이 다시 농협에 들어가 먹을 것을 더 샀습니다. 차가 왔으니 빨리 오라고 연락했습니다. 잽싸게 와서 타고 펜션으로 이동했습니다. 가평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가평군 하면 신하리 341번지. 도착하니 아주머니가 반가이 맞아 주셨습니다. 우리가 상면이라 이름 붙인 큰 강아지도 우리를 반겨 주었습니다. 집사람, 재문이, 시현이가 숙박해야 했으므로 3인용 방을 배정 받았습니다. 2층 방이었습니다. 들어가 보니 10명이 자기에도 충분했습니다. 애들이 펜션이 예쁘다며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짐을 풀고 잠깐 몸을 뉘었습니다. 애들은 과자를 먹으며 TV를 보았습니다.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피곤했었나 봅니다.

 

집사람이 밥 먹으라고 깨웠습니다. 숯불 돼지 갈비를 구울 준비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펜션을 예약할 때 숯불 바베큐 해 먹을 준비를 해 달라고 부탁을 했었습니다. 나가보니 애들이 고기를 굽고 있었습니다. 숯불 돼지 바베큐를 야외서 먹는다는 기대감에 빨리 익기를 바랬는데 고기가 영 익지를 않았습니다. 숯불을 보니 골골거렸습니다. 아주머니에게 말씀드리니 아저씨가 바로 올라 오셔서 전기풍로로 숯불을 살려 주셨습니다. 그러고 나니 고기가 잘 구워졌습니다. 고기가 익는 동안 우리는 사온 케이크에 초를 꽂았습니다. 재문이 상병 진급을 축하하는 케이크였습니다. 초를 세 개 꽂았습니다. 이등병, 일등병, 상병. 세러머니를 끝내고 맛있게 케이크를 먹었습니다. 펜션 주인댁에도 케이크를 드렸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니 고기가 준비되었습니다. 숯불 주위에 빙 둘러서서 고기를 쌈에다 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소시지를 구워 먹는 맛도 일품이었습니다. 숯불 향이 베어 훈제 느낌의 맛이 났습니다. 간간히 사진 촬영도 하고 재문이 군대 생활과 시현이 오리엔테이션 얘기를 섞어 가며 맛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재환이가 형과 헤어지기가 아쉬운지 갈 시간을 계속 체크했습니다. 재환이는 내일 학원 수업과 모래 개학 때문에 저와 오늘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안 됐다 싶었습니다. 재문 엄마와 의논을 했습니다. 어떡하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와 재환이가 1박을 하고 아침에 일찍 떠나기로. 재환이가 너무 좋아 했습니다.

 

오늘 저녁 기차표를 반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코레일멤버쉽번호를 안 가져 왔습니다. 코레일에 전화를 하니 멤버쉽번호를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승차권을 살펴보았습니다. 승차권에 반환 번호가 있었습니다. 코레일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반환 번호를 알면 반환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한 장에 400원씩 수수료를 내고 반환했습니다. 내일 갈 승차권은 어떻게 예매하지? 전화로 물어 봤습니다. 내 철도카드가 있다고 했습니다. 정보를 확인하고 멤버쉽번호를 확인해 주었습니다. 내일 오전 8시 52분 차로 예매를 했습니다. 재문이는 후임을 만난다며 펜션 아저씨 차를 타고 가평 시내로 먼저 나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도 준비를 해서 콜택시를 불러 가평 시내로 나갔습니다. 플러스마트에서 필요한 것을 사고 있는데 재문 엄마 연락을 받고 재문이가 플러스마트로 들어 왔습니다. 우리는 먼저 볼링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타이틀을 걸고 쳤습니다. 첫 번째 게임 꼴찌가 설거지, 두 번째 게임 꼴찌가 방청소를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제가 설거지. 시현이가 방청소로 당첨되었습니다. 재문이는 두 게임 다 1등이었습니다. 볼링을 치며 재환이의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볼링공의 힘이 좋았습니다. 정말 공을 뽀갤 정도로 힘이 좋았습니다. 나오려는데 재문이가 볼링장에서 부대 간부들을 만났습니다. 음료수를 뽑아 주려고 해서 잠깐 기다렸습니다. 잘 해주는 사람들이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 코스는 예상대로 노래방이었습니다. 운악노래연습장. 볼링장에서 걸어서 3분 거리. 들어서니 노래방 만실. 2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이 말랐으므로 플러스마트에서 음료수를 샀습니다. 시현이는 과자가 먹고 싶었는지 과자를 몇 봉지 들고 왔습니다. 다시 노래방에 올라가 보니 사장님이 큰 방을 말끔히 정리해 놓으셨습니다. 우리는 들어가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1번 가수 이재문, 2번 가수 이시현, 3번 가수 이재환, 4번 가수 전현주, 5번 가수 이재열. 재문이는 오디션에서 내공을 쌓은 노래 실력이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시현이도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갈고 닦은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재환이는 고음이 안 올라가 고생했지만 노래 부르는 필만은 우리 집 최고 가수였습니다. 요즈음 목을 아끼느라 노래를 잘 부르진 않지만 저도 오늘은 몇 곡 불렀습니다. 소녀와 가로등, 대전부르스, 그리고 뭐 였지? 재문 엄마도 오늘 기분이 좋았는지 최고의 노래 실력을 뽐냈습니다. 노래가 잘 되어서인지 노래방에서 찍는 사진도 정말 잘 나왔습니다. 20장 넘게 찍었습니다. 한 시간이 거의 끝나갈 때 쯤 재문 엄마가 노래방 사장님께 뽀너스 시간 좀 부탁하라고 했습니다.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20분을 사장님이 뽀너스로 넣어 주셨습니다. 20분밖에 없으니 애들이 경쟁적으로 노래를 부르려 했습니다. 마지막은 재환이 차례였습니다. 고음이 올라가지 않으니 재문이가 시현이가 도와주었습니다. 오순도순 정다운 광경이었습니다.

 

노래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장님이 10분을 또 더 주셨습니다. 애들이 또 신나게 불러 제꼈습니다. 아, 힘이 부럽다.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노래방 기계 시간이 다 되었으니까요. 1분 남아서 모두 열창을 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근데 열창 도중에 사장님이 또 30분을 더 주셨습니다. 아, 이를 워쩌라고. 피곤한데. 애들은 30분을 더 받으니 난리가 났습니다. 완전히 목이 풀려 다 가수였습니다. 집사람도 애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며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1시간 노래방 비용 내고 2시간 동안 노래를 불렀습니다. 좋으신 사장님. 재문이가 너무 늦으면 안 되기에 콜택시를 타고 펜션에 돌아 왔습니다. 아주머니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친절도 하시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애들이 잠 잘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그냥 놔두었습니다. TV를 보며 웃고 깔깔거리고 과자를 먹으며 호들갑스럽게 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어느덧 새벽 2시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2시가 다 되었다고 하니 벌써 그렇게 되었냐고 했습니다. 내일 재환이가 아침 일찍 서울로 출발해야 하므로 이제 그만 자라고 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애들이 하나 둘씩 잠에 빠져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애들이 모르는 사이에 참 많이 컸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6시 20분이었습니다. 아침 8시 52분 기차를 타려면 8시에는 출발을 해야 했습니다. 펜션에서 청평역까지 30분은 걸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재문 엄마가 일어나서 김밥을 쌌습니다. 플러스마트에서 사온 고구마도 쪘습니다. 애들을 7시에 깨웠습니다. 재환이는 7시 20분에 일어났습니다. 세수를 하고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밖에 나가 청평역까지의 차편을 확인했습니다. 펜션 아저씨가 청평역까지 태워다 주기로 했는데 벌써 나와 계셨습니다. 천천히 준비하라고 하셨습니다. 갈 채비를 마치고 재환이와 8시 15분쯤에 청평역 가는 차에 올라탔습니다. 재문이도 우리를 청평역에서 배웅해 주겠다며 따라 나섰습니다. 재문 엄마와 시현이는 펜션에 남아 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청평역으로 출발. 재문 엄마와 시현이가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펜션에서 청평역까지 꽤 걸렸습니다. 청평역에 도착해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엄마에게 갖다드리라고 재문이에게 주었습니다. 예매한 승차권을 발권하고 시간이 남아 재문이가 타고 갈 차가 있는 곳까지 바래다주었습니다. 돌아오니 7분 정도 있다가 용산행 기차가 도착했습니다. 재환이는 피곤한지 기차 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야단스럽게 놀았으니 피곤하겠죠. 오늘 재문이와 늦게까지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재문 엄마한테 맛있는 것 많이 사주라고 신신당부 했습니다. 재문이 제대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