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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없을 무

 

어제는 6·4 지방선거 날이었다. 정말 투표권이 있은 이후 처음으로 투표하기가 싫었다. 발이 부러지고도 목발 집고 가서 당당하게 투표하던 나였다. 왜 그러지? 나한테 물어 봤다. 그 사람들에게서는 내가 찾는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재문 엄마가 빨리 가자고 재촉해 마지못해서 갔다. 집에서 투표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였다. 이전 동사무소 자리 장난감 대여점에 투표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도착하니 한산했다.

 

주민등록증으로 신분을 확인하고 선거인명부에 서명 했다. 1차 투표용지를 3장 받았다. 1차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교육감 투표를 해야 했다. 투표용지에 표시를 하는데 기표소가 흔들렸다. 내가 너무 힘을 주어서 찍었나? 살짝 기표소를 흔들어 보았다. 많이 흔들렸다. 기표소 밑의 고정이 시원치가 않았다. 끌려 왔는데 짜증이 엄청 났다. 이런 거 하나 제대로 설치 못해 놓고. 돈은 다 받아 갔을 거 아냐? 

  

기표소에서 나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으니 투표 진행요원이 2차 투표용지 받을 곳을 알려 주었다. 투표용지 4장을 받았다. 2차로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 투표를 해야 했다. 들어가서 기왕 투표하는 거 정성 드려 투표용지에 표시했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입구에 나오니 재문 엄마가 투표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더운 날씨, 아이스크림이 생각났다. 그래 사 먹자.

 

학원에 상담이 있었으므로 급하게 갔다. 오면서 박원순 씨와 조희연 씨가 당선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학원 수업을 하느라 개표 상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수업이 다 끝나고 집에 와서 확인하니 내가 바랐던 사람들이 당선되었다. 그들에게 바라는 것은 별로 없다. 남의 의견 잘 들어가며 욕심 부리지 말고 사람 위주의 행정을 펼쳐 주기를 바랄 뿐이다. 아, 기대대로 될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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