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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노란 상추

 

蓬生麻中(봉생마중)이면 不扶自直(부부자직)하고, 白沙在泥(백사재니)하면 與之皆黑(여지개흑)이니라. (꾸불꾸불한) 쑥도 (곧은) 삼 가운데에서 자라면 돕지 않아도 저절로 곧아지고, 흰 모래도 진흙 가운데에 있으면 그와 더불어 모두 검어진다.

 

학원 맞은편에 롯데슈퍼가 있습니다. 원래는 오랫동안 S-마트였는데 몇 년 전에 바뀌었습니다. 학원 들어가기 전에 롯데슈퍼에 잠깐 들렀습니다. 재문 엄마가 이것저것 사는 동안 여기 저기 기웃거렸습니다. 야채 코너를 지나는데 상추가 파릇파릇한 게 참 싱싱해 보였습니다. 상추 모습을 한 장 찍었습니다. 찍고 나서 습관적으로 사진이 잘 찍혔는지 확인해 보니 상추 색깔이 노랬습니다. 야채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안개 분무까지 해대고 있는데 이상했습니다. 다시 한 번 찍고 사진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여전히 사진 속의 상추는 노랬습니다. 조명이 문제이겠거니 하고 살피니 역시 맞았습니다. 천장에 노란색 등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 녀석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스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나는 무슨 색깔로 다른 사람들을 비추고 있을까? 남에게 좋은 색깔로 다가서지 못할망정 추한 모습을 내보이지는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유유상종이지요. 끼리끼리 모이는 게 인지상정이겠지만 가끔은 내 생각과 달리 이상한 게 끼어듭니다. 이걸 살려 죽여?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직도 젊기 때문일까요? 거꾸로 나이를 먹어가니 속상합니다. 내가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을 이제서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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