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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물속 풍경

집사람 알풀 득치

 

아침에 물고기들 먹이를 주고 있는데 집사람이 급히 불렀다. 부엌 쪽에 있는 알풀이 새끼를 낳고 있었다. 부엌 쪽에 어항을 설치하고 처음 득치였다. 야단법석이었다. 낳고 있는 득치를 떠내야 하니 뜰채를 달라고 했다. 나는 졸지에 완전 시다였다. 집사람이 두부곽에다가 부화통 밑으로 내려가지 않은 치어를 한 마리씩 한 마리씩 건졌다. 전체 합해서 20마리 정도인 것 같다고 했다. 집사람은 한 마리라도 더 건지려고 부화통을 샅샅이 살폈다.


문제는 지금부터 였다. 렌지대 위에다가 어항을 올려놓았다. 그 옆에 치어통을 놓아야 했다. 그런데 자리가 없었다. 어항 옆에는 이미 가재와 다른 구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떡하지? 일단 다이소에서 산 매실주 담는 작은 병에다가 치어들을 옮겨 놓았다. 진작 가재 분양했으면 공간이 나왔을 것을. 부랴부랴 오렌지 클라키 분양글을 올렸다. 저녁 9시쯤 가재 입양하겠다는 문자가 왔다. 오늘 아침 9시 반에 오겠다고 했다.


새벽녘에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집사람이 깨웠다. 가재 입양자가 갑자기 출장갈 일이 생겨 오늘 못 온다는 문자가 왔다고 했다. 향후 언제 오겠다는 얘기가 없는 것으로 봐서 입양할 의사가 없는 게 확실했다. 난감 그자체였다. 이 치어 녀석들을 어떻게 하지? 내 쪽 치어통들은 모두 차 들어갈 곳이 없었다. 게들 지금까지 좁은 병 안에서 지내고 있다. 아직은 멀쩡하지만 계속 거기에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물 흐름이 없다.


오늘 저녁까지 가재가 분양되었으면 좋겠다. 누구 가재 키울 사람 없나요? 만약 가재가 분양되지 않는다면 간격들을 좁혀서라도 렌지대 위에 치어통 놓을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여과기를 설치하고 애들을 치어통에 넣어 줘야 한다. 물 흐름이 없는 곳에 치어들을 오래 둘 수 없다. 잘못하면 바늘 꼬리병으로 몰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사람의 첫 번째 득치니 환경을 잘 만들어 건강하고 예쁘게 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부엌 쪽 알풀이 많이 컸다는 집사람의 말을 헛으로 들었다. 치어 잡을 때 보니 분양할 때가 되었다. 체형이 좋고 발색도 어느 정도 올랐다. 내일은 집사람 수조에서 분양할 만한 알풀을 골라 분양해야 겠다. 집사람이 싸게 분양하라고 한다. 집사람이 정성을 다해 키웠다. 분양가가 좀 비싸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싸게 분양하란다. 마나님의 분부이니 어쩔 수 없다. 많이 싸게가 아녀도 좀 싸게 분양해야 겠다. 내일은 아침 일찍 집사람 알풀 분양글 올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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