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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생각 에세이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제비꽃 [Manchurian Violet]

제비꽃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과 들에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양지 혹은 반음지의 물 빠짐이 좋은 곳에 자란다. 키는 10~15이고, 잎은 길이가 3~8, 폭이 1~2.5로 가장자리에 얕고 둔한 톱니가 있으며 뿌리에서 긴 잎자루가 있는 잎이 모여난다. 꽃은 보라색 또는 짙은 자색으로 잎 사이에서 긴 화경이 나오며 그 끝에 한 송이 꽃이 달려 한쪽을 향하여 핀다. 열매는 6~7월경에 타원형으로 달린다.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쓰인다.

 

아파트 화단을 빠져 나오다가 조용히 숨어있는 제비꽃을 보았습니다. 화단을 따라서 아래쪽에 제비꽃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습니다. 작년에는 4월 달에 눈에 띄더니 올해는 3월이 다 가기 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제비꽃이 더 일찍 피었는데 마음이 바빠서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앙증맞게 피어 있었습니다. 안도현 시인이 "제비꽃에 대하여"란 시에서 말했듯이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꽃입니다. 우리에게 봄이 왔음을 먼저 알려주는 꽃이지요. 작은 바람에도 하늘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웠습니다. 바람이 조금 세게 불면 순간 안쓰럽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자줏빛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더욱 더 예뻐 보였습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꽤 일찍 봄이 제비꽃을 피웠습니다. 봄이 좀 빨리 왔나 봅니다. 오랑캐꽃이 아니라 제비꽃이라 불러줘야 겠습니다. 제비꽃이 마음 한 켠에 봄소식을 살짝 전해 줍니다. 내 마음에도 봄바람이 이제 천천히 불려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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