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사업자현황신고서를 작성하다 시현이 고등학교 졸업식에 늦었다. 아파트 입구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여자고등학교로 향했다. 시현이가 꽃은 재환이 졸업식 때 샀던 꽃을 재활용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재환이 사줬는데 시현이 사주지 않을 수 없었다. 카네이션 꽃다발을 만원 주고 샀다. 교문을 들어서니 학교 후배 학생들이 졸업식장으로 안내해 주었다. 늦어서인지 교문에서 졸업식장까지 꽤 멀게 느껴졌다.
헐레벌떡 졸업식장에 들어섰다. 시현이를 찾으니 오른쪽 맨 앞 두 번째 줄에 앉아 있었다. 선생님들 자리 바로 뒷줄이었다. 우리 학원을 다닌 지은이와 함께 앉아 있었다. 상장 수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 아이가 나가 상을 받는 모습이 보였다. 시현이가 다음이 자기 차례라고 했다. 시현이 이름이 호명되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앞으로 나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평생에 기억될 사진이다. 딸이 상을 타니 기분이 좋았다. 상은 언제나 좋다.
고3 담임선생님들의 졸업 축하 영상을 보았다. 그 후 모든 학생들 이름이 호명되었고 졸업장을 단상에서 담임선생님들이 일일이 수여했다. 40분 넘게 걸렸다. 기다리기가 지루했는지 딸아이가 사라졌다. 친구들과 사진을 엄청 찍고 왔단다. 졸업장 수여식이 끝나고 졸업식장을 정리한 후 교장 선생님의 졸업 축하 말씀이 있으셨다. 그리고 재학생 대표와 졸업생 대표가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라는 내용의 인사말을 한 후 졸업식은 끝났다.
교실에서는 따로 모이지는 않았다. 졸업 앨범은 미리 받았고 졸업장도 졸업식장에서 받았으므로 그랬나 보다. 시현이는 졸업식장을 나서며 만나는 애들마다 사진을 찍어댔다. 그때부터 나는 찍사였다. 시현이가 아빠 하고 부르면 나는 찰칵. 친구들로는 부족했는지 교무실로 들어가 선생님들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찾는 선생님이 있었는데 안 계셔서 시현이가 서운해 했다. 영어 선생님이 열심히 공부해서 같이 교단에 서자고 말씀하셨다.
교무실을 빠져 나오니 시현이 아는 애가 계속 있었다. 사진 찍기 바빴다. 밥 먹고 다시 만나기로 약속 했단다. 재문 엄마가 중국집에 가자고 했다. 오래간만에 신촌에 있는 난향으로 갔다. 지학사 다닐 때 자주 가던 곳이었다. 점심 특선 메뉴가 있어 팔보채와 탕수육을 시키고 식사는 짜장면으로 했다. 시현이가 조용해서 좋다고 했다. 양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 은근히 배가 불렀다. 기념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식사를 마치고 택시 타고 학원에 오니 2시가 넘었다. 시현이도 애들과 만나기로 한 약속 시간이 남아서인지 학원으로 함께 왔다. 재문이가 시현이 졸업식에 맞춰 나오려다 휴가 일정이 안 맞아 지난번에 먼저 휴가를 나온 것이 아쉬웠다. 식구들 모두가 함께 했으면 좋았으련만. 시현아, 고등학교 졸업 축하하고. 고3 때 많이 고생했는데 고생한 만큼 앞으로 좋은 일 많이 있을 거다. 아빠 딸, 다시 한 번 졸업 축하한다. 대학 생활 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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