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의 중학교 졸업식이 지난주 금요일에 있었다. 집에서부터 학교까지 걸어갔다. 중간에 만나게 되는 S-Oil 무료 자판기에서 핫쵸코를 빼서 마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은가? 공덕동 오거리를 지나 동도 중학교까지 재게 걸어갔다. 학교 정문에 가까워지자 졸업식 꽃장사들이 많았다. 꽃 사세요, 꽃 사세요. 재문 엄마가 비누꽃을 사자고 했다. 난 생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재문 엄마에게 선택권을 양보했다. 비누꽃 한 다발을 만 오천 원에 샀다. 비누로 만든 꽃이라고 했다.
졸업식장에 들어가니 재환이가 오른쪽 앞쪽에 앉아 있었다. 사진을 찍어 주려는데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았다. 과감히 바짝 다가가서 재환이 졸업식 첫 사진을 찍었다. 찍은 사진을 보니 재환이가 많이 의젓했다. 중1 때 입학식에서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어린 아이 같았었는데. 나는 못 봤는데 재문 엄마가 말해 주었다. 재환이가 졸업식장을 빠져 나오며 눈물을 훔치더라고. 아파서 힘들게 졸업했다. 졸업한 재환이가 장했다. 주치의도 1년을 쉬라고 했는데. 꿋꿋하게 학교생활 잘 해서 멋지게 졸업하니 너무 고마웠다.
교실에 가서 졸업장을 받았다. 담임선생님과 작별 시간. 담임선생님이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 아쉬운 표정으로 급히 교실을 빠져 나가셨다. 눈가에 눈물이 읽혔다. 재환이에게 사진 많이 찍으라고 했다. 친구들과 사진을 많이 찍었다. 담임선생님과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애들이 선생님 계신 곳으로 몰려갔다. 정이 많으신 분이셨다.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함께 사진을 찍어 주셨다. 교문까지 나오는데 친구들 만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한 여학생 친구에게 "고마웠다."라고 말을 했다. 재환이가 많이 도움을 받았었나 보다.
본관 건물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었다. 시현이가 신촌 애슐리에 가자고 했다. 4시까지 학원에 들어가야 해서 서둘렀다. 도착하니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40분을 좀 넘게 기다리니 번호가 호명되었다. 1시간 정도 먹으니 모두 배가 불렀다. 양이 줄었나 보다.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택시를 타고 학원으로 왔다. 재문 엄마가 오며 상을 많이 주더라고 얘기했다. 재환이가 상 못 탄 것이 아쉬웠나 보다. 재환이가 받은 것은 졸업장 하나. 하지만 난 100개의 상보다 재환이의 졸업장이 더 좋았다. 아픔을 딛고 받은 소중한 졸업장이다.
"재환아, 중학교 시절 많이 기억에 남겠다. 건강 회복하며 굳은 의지로 중학교 과정 멋지게 끝낸 것 축하한다. 건강 잘 챙기고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막내아들, 사랑한다.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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