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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가이드 ‘살신성인’… 희생자 최소화

 

이집트 시나이반도의 폭탄 테러 현장에서 현지 가이드 제진수씨(56)가 테러를 온몸으로 막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수습 등을 담당한 주 이스라엘 대사관의 박흥경 공사는 17일 현지 여행사 사장으로 여행객들을 인솔했던 제씨가 테러범이 버스 계단에 한 발을 들이는 순간 밀쳐냈고 바로 다음에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공사는 “제진수씨가 테러범을 막지 않았다면 희생자가 더 많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씨는 이집트에서 여행사 ‘블루스카이 트래블’을 운영하고 있다. 제씨의 사망 소식에 카이로의 그의 지인들도 비탄의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워낙 성실해 카이로 한인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이셨는데 이런 일을 당해 너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카이로의 한 중견 여행업체 한국인 사장은 “제씨는 성품이 매우 좋은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게 좋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씨는 22년여간 이집트 여행업계에 종사했다. 교민 사회의 말을 종합하면 제씨는 이집트 정착 초기에는 식품회사 책임자로 일했다. 1990년대 초 여행업계에 뛰어들어 현지에서 20년 넘게 ‘블루스카이 트래블’이라는 여행사를 운영했다. 현재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씨는 ‘이렇게 대처하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기도 한 존경스러운 분”이라며 제씨의 별명이 ‘정의의 사나이’라고도 했다. 제씨는 부인과 두 딸을 두고 있으며 딸들은 모두 한국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정유진 기자  입력 : 2014-02-17 23:55:22수정 : 2014-02-18 00: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