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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학원 이야기

나는 기타를 치고 싶다

앤써존이라는 사이트에서 교육 뉴스를 확인했다. 요즘 학생들의 생활 지도 어려움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해서 내용을 살펴보았다.

 

교사를 비롯한 교육종사자 대부분이 예전보다 학생생활지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 교장·교감·원장· 원감, 대학교수 등 교원 1천196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98.6%(1천 179명)가 "학생생활지도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 비율은 교사 65.3%, 교장·교감·원장·원감 30.2%, 교수 4.5%다.

교사들은 과거보다 '문제아'가 늘어났다기보다는 교권이 약해졌기 때문에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생활지도가 어려워진 이유로 '학생 인권 강조에 따른 교권의 상대적 약화'를 꼽은 응답자가 31.3%(785명)로 가장 많았고 '체벌금지정책 등으로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적절한 지도권 부재'(30.2%·785명)와 '자기 자녀만 감싸는 학부모'(24.9%·6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타가 0.9%로 22명이었다.

 

나는 이 기사를 읽고 나서 왜 답이 뻔한 질문을 하며 조사하느라 돈을 썼을까 궁금했다. 교권의 상대적 약화와 체벌금지정책으로 인한 학생 지도권 부재는 학생생활지도 어려움의 이유를 말할 때 항상 거론되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기타가 0.9%로 22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 기타 안에는 많은 의견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그 안에 내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것이다. 교권 약화, 지도권 부재, 학부모 자녀 감싸기 등과 같이 내 밖에서 원인을 찾는 것도 좋다. 하지만 학생이 아닌 제자로 함께 하는 내 아이들일진대 내 안에서 원인을 찾는 노력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제자거칠척사영불가답(弟子去七尺師影不可踏)이라는 말이 있다. 스승이 걸어갈 때는 칠 척 떨어져 걸음으로써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 다는 말이다.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존경심으로 스스로 그렇게 했음이다. 과연 우리는 학생들 마음속에 그런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을까? 교육종사자들은 남 탓하지 말고 내 탓하며 반성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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