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3480원
시금치하면 뽀빠이가 생각난다. 어렸을 때 재미났게 봤던 만화영화다. 엘지 크리슬러 세가가 만든 만화 캐릭터다. 덩치 큰 브루터스는 올리브를 많이도 괴롭혔다. 하지만 항상 상황을 반전시키는 올리브의 한 마디가 있었다. "뽀빠이 살려줘요." 아무 생각 없이 달려온 뽀빠이는 처음에는 일방적으로 브루투스에게 작살났었다. 하지만 시금치 한 캔 하고 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세져 올리브를 브루터스 손에서 손쉽게 구해냈었다. 이 만화 영화를 보며 시금치를 즐겨 먹었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시금치는 성질이 차고 독이 있다. 오장을 잘 통하게 하고 장위의 열을 소통시키며 술독을 풀어준다. 시금치의 효용은 많다. 시금치는 항암 효과가 있어서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을 억제한다. 함유된 칼륨이 몸속 나트륨을 배출시켜줌으로써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노화 예방에 좋으며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클로로필이라는 성분 때문에 피부를 탄력 있고 매끈하게 해 준다. 비타민 B1, B2, C, 요오드, 식이섬유 등이 풍부해 뼈 건강에도 좋다.
위 시금치는 이마트에서 샀다. 친환경하우스시금치 200g이다. 가격은 3480원. 내가 시금치를 산 이후로 최고가다. 2천원 초반 대에 산적도 있었는데. 비싼 이유를 직원에게 물어보니 더위가 계속되어 시금치 수급이 어려워 값이 올랐단다. 표시사항에 "본 농산물은 유기합성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의 1/3이하를 사용하여 재배한 농산물임."이라고 쓰여 있다. 내가 먹을 것도 아니고 식구들이 먹을 것도 아닌데 굳이 이 비싼 걸 사야 하나?
사실 친환경하우스시금치는 키우고 있는 CRS가 먹을 거다. 시금치를 주식으로 하고 새우구슬을 부식으로 하고 있다. CRS항이 5개인데 영 신통치가 않다. 2개는 꽤 괜찮은데 3개는 잘 안 된다. 시금치 200g은 이 녀석들의 한 달 양식이다. 시금치 먹이 준비는 간단하다. 시금치를 그릇에 담고 식초 한 스푼을 넣고서 30분을 기다린다. 그런 다음 시금치를 흐르는 물에 씻어내고 끓는 물에 5분 동안 삶는다. 불을 끄고 5분 동안 뚜껑을 덮은 상태로 기다린 후 미니 플라스틱 통에 나누어 넣고 냉장실에 보관하면 된다.
시금치에는 CRS에게 좋은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한 시금치의 엽산이 CRS 발색에 많은 도움을 준다. 시금치는 하루가 지나면 수조에서 뺀다. 새우 구슬은 12시간이 지나면 수조에서 빼준다. 여름이라 이 주기가 약간 빨라졌다. 시금치 줄 때는 분진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한다. 지난번에 어항 물이 깨져서 새우들이 몰살했기 때문이다. 시금치 주고 나서 CRS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먹는 모습이 재미있다. 요즘은 날이 더워서인지 먹이 반응이 시원치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더운 여름에 치비가 보인다는 것이다. 더위에 CRS가 힘겨워 보인다.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