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땜의 추억
집이 전파사였으니 어렸을 때 장난감이 납땜기였다. 부모님으로부터 뜨거워서 데니 갖고 놀면 안 된다는 말을 연신 들으면서도 페이스트 푹 찍어서 납땜하며 놀았었다. 들켜 혼나면서도 그렇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4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나의 왕년의 납땜 실력은 어떠할까? 그대로일까?
이번에 led바로 수조 조명을 만들며 나의 납땜 실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필요한 조명은 한 자 반 수조 조명 두 개, 30큐브 수조 조명 한 개, 25큐브 수조 조명 한 개였다. 구입해도 되지만 자작의 맛도 솔찬히 있을 것 같아 직접 만들기로 했다. 문제는 믿거니 했던 나의 납땜질 실력이었다.
우선 땜질할 <+> 부분과 <-> 부분이 너무 좁았다. 어떻게 거기다 선을 땜질하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정말 led 조명 작업소에 갖다 줄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전파사집 아들인데 그럴 수 있나? 납땜질 실패한 led바를 갖고 연습을 했다. 조금씩 감이 잡혔다. 천천히 예전의 납땜 감각이 돌아왔다.
납땜하는 것이 재미있어 세운 상가 가서 led바를 더 사와 수조 조명 작은 것을 몇 개 더 만들었다. 재료값은 얼마 안 들었다. 세운상가 led 조명 작업소에서 얘기했던 비용의 1/3 정도 밖에 들지 않았다. 적당히 좀 부르지. 작은 조명들은 탭가공이 필요해 공업사에서 탭가공을 했다. 나사도 사왔다.
필요한 것보다 몇 개 더 넉넉하게 만들었으니 한동안 led 수조 조명은 만들 일이 없을 것이다. led바가 색깔별로 몇 줄 남았는데 한참 있다 쓸 것 같으니 잘 포장해서 창고에 넣어둬야 겠다. 조명을 다 만들어 한 자 반 수조에 설치하고 사진을 찍었다. 색깔의 물결이 눈에 차오른다. 썩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