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재문이가 보내 온 한과
재문이 안경테가 부러졌나 봅니다. 재문 엄마가 전해 줘서 알았습니다. 예전에 썼던 안경을 시현이가 어제 택배로 재문이에게 보냈습니다. 작년 9월에 첫 번째 군대 정기 휴가 나왔을 때 남대문 도깨비 안경점에서 해준 건데 얼마 되지 않아 안경테가 부러졌습니다. 재문 엄마와 안경점을 다른 데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단골이라 계속 가려고 했는데 도깨비 안경의 안경 품질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오후 1시쯤에 택배가 왔습니다. 재문이가 부러진 테를 보낸다고 했는데 그것이 벌써 왔나 했습니다. 보낸 사람을 보니 재문이가 맞았습니다. 근데 좀 이상했습니다. 택배 박스가 너무 컸습니다. 자세히 보니 '신궁전통한과'라는 글귀가 보였습니다. 재문이가 한과를 사서 부쳤습니다. 군대에서 어떻게 결재했지? 재문이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습니다. 재문 엄마도 보고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재문이가 보내온 한과는 김규흔 명인이 만들었습니다. 명인이 만든 거니 한과 제대로의 맛일 겁니다. 재문이가 보내온 한과를 다가오는 설날 차례 상에 올려야 겠습니다. 남은 한과는 깊숙이 숨겨 놓았다가 귀하디귀한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아끼며 조금씩 대접할 생각입니다. 큰아들 녀석이 군대에서 보내온 거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다 떨어지면 안 되기에 조금은 따로 떼어 놓고 두고두고 아껴 먹어야 겠습니다.
돈을 모아 나온다고 PX도 잘 이용하지 않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학원에 나오다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 한껏 자랑했습니다. 군대간 큰아들 녀석이 한과 선물 세트 보내 왔다고. 2월에 시간 내서 재문이 면회를 한 번 갈 생각입니다. 그때 고마운 마음 담아서 맛있는 것 많이 사줘야 겠습니다. 재환이 과학 학원 수업이 2월까지 있어 무리는 있지만 스케줄 잡아서 갈 생각입니다. 재문아,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