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생각 에세이

경찰차벽

열공 미남 2014. 8. 16. 23:57

 

[경찰국가]

경찰국가(警察國家)는 17세기에서 18세기 사이의 절대 전제군주 국가를 말한다. 이 국가들은 중세적인 다원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국가권력을 배경으로 경찰권을 강화하였으며 국부의 증대를 위해 중상주의를 취하였다. 이후, 국민의 자유를 확보하려는 법칙국가론이 등장함에 따라 경찰국가론은 쇠퇴하게 되었다. 그러나, 20세기 독재정권이 등장하여 경찰권을 강화하고 남용하는 국가를 지칭하기 위해 경찰국가라는 용어가 다시 사용되었다.

 

지난 금요일 광복절에 광화문의 세월호 단식 농성장에 들렀다가 시청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온 가족이 모두 참석했다. 낮잠을 자다가 늦게 출발해서 김장훈 씨가 "사노라면"을 부를 때 도착했다. 김장훈 씨 공연이 끝나니 김영오 씨가 앰뷸런스를 타고 도착해 구구절절이 맞는 말을 토해 냈다. 33일째 단식 농성 중인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지금까지 여러 참사가 있었지만 진상규명과 재발방지가 안 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며 "이번 기회에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승환의 공연이 있었다. 야단스럽지 않게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집회는 거리 행진으로 이어졌다. 가족 모두 거리 행진에 함께 했다. 단골집 영광도기가 눈에 들어왔다. 문을 닫았다. 을지로 2가 쯤에서 시현이와 재환이를 교보문고로 보냈다. 재문 엄마와 나는 을지로 3가까지 계속 거리 행진을 했다. 대열이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해 종각역으로 이동했다. 사진은 종각역 쪽에서 찍은 것이다. 경찰이 쫙 깔렸다. 경찰과 경찰차로 거리 행진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에워쌓았다. 교통경찰과 기동대 등 130여개 중대 9000여명이 동원되었고 살수차까지 왔다고 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저 지랄을 떨고 있으니 화가 많이 났다. 재문 엄마가 제들도 재문이와 비슷한 나이인데 참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시현이와 재환이가 교보문고에서 먼저 집에 간다는 전화를 했다. 끝까지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나와 재문 엄마는 교보문고로 향했다. 중간 중간에 경찰들이 떼거지로 모여 있었다. 초등학교 연산 문제집을 사야 했다. 이것저것 비교 검토하여 '메가계산력'으로 결정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 들어가 바로 드림으로 책을 샀다. 교보문고를 나오니 9시가 넘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애들을 위해 서둘러 집으로 출발했다. 집에 가다 총판에 부탁한 교재를 찾았고 단골 순대국집에서 순대국도 샀다. 집회를 갔다 오니 하루가 금방 갔다. 집에 와서도 형광 연두색이 눈에 어른거렸다. 저 경찰 녀석들을 어떻게 하지? 아, 경찰국가!